자녀 사진 SNS 공유… “추억 쌓기” vs “정보 노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15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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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배우 귀네스 팰트로(오른쪽)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셰어런팅’ 논란을 부른 사진. 당시 딸 애플 마틴은 “내 동의 없이 아무것도 올리면 안 된다”며 공개 항의 댓글을 남겼다. 귀네스 팰트로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배우 귀네스 팰트로(47)는 지난 5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딸 애플 마틴의 15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딸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동시에 딸과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소개하며 해당 사진이 딸에게 허락받은 ‘애플이 승인한(Apple-approved)’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 애플이 승인한 생일 게시물 중 고르시면 돼요.”(애플 마틴)



“응, 고마워.”(귀네스 팰트로)

이 모녀는 이미 3월에 한 차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스팅으로 갈등을 겪었다. 팰트로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모녀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딸로부터 “내 동의 없이 아무것도 올리면 안 된다”는 공개적인 항의를 받았다. 해당 게시물에는 “딸이 허락하지 않은 게시물을 올리면 안 된다”와 “엄마로서 그만한 권리는 있다”로 편이 갈려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유명인이 아니라도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공유하는 것은 부모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른바 셰어런팅 논란이다. 셰어런팅이란 공유라는 의미의 셰어(share)와 부모라는 의미의 패어런츠(parents)를 합성한 신조어.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는 잇달아 SNS 시대 부모들의 셰어런팅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기사 및 칼럼을 실었다.


NYT는 2016년 영국의 한 연구를 인용해 아이가 평균 5세 생일을 맞을 때까지 1500장의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공유된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어린이날을 앞두고 열린 공산당 소년선봉대 대표대회에서 장추이라는 10세 어린이가 “만일 내 얼굴이 부모님의 소셜미디어에 너무 빈번하게 노출되면 저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쓴 글을 소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상하이 초등학생 3∼5학년을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부모에 의해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공유됐다고 전했다.

부모들은 왜 셰어런팅을 선호할까. WP는 “자녀 양육 과정에 대한 연대감과 지원을 제공하는 공동체를 접할 수 있고, 먼 친척들과 계속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일기와 사진 앨범 등에 추억을 남기며 어린 시절의 순간을 계속해서 되풀이할 수 있다”며 “수많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도 많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자녀들은 디지털 사생활 보호에 민감하다. 이들이 자랄수록 셰어런팅 갈등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블로거 아버지를 둔 한 10대 소년은 WP 인터뷰에서 “자녀가 반대하면 부모는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셰어런팅이 단순한 개인정보 노출을 넘어 자녀의 미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올린 자녀의 행동 및 학습 장애 고민들이 자녀의 대학 입학, 미래 고용주, 잠재 고객들에게 부정적 요소로 내비칠 수 있다. NYT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위험한 영상과 과다한 시청을 우려하지만 정말 위협적인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사생활 등 권리와 이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