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땅밑 40m에 터널 뚫린다는데… 안전 괜찮을까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10 18:40:02
공유하기 닫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지하 30∼40m의 대심도(大深度) 터널을 활용한 교통망 확충 사업이 안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6월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산하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상수도사업본부는 6월 4일 강동구 암사아리수정수센터 지하 41.7m 지점에서 1년간의 논의 끝에 화약을 이용해 시험 발파를 했다. 지하철 8호선 연장선(별내선) 지하터널이 정수센터 지하 33∼43m에서 약 470m 지나게 되는데 터널 공사를 위해 발파할 때 정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상수도본부는 정수시설 밑에서 화약으로 발파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무진동 굴착 공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지하 발파가 지상에 미치는 진동은 목조문화재 안전기준인 초속 0.2cm 이내로 제어돼 안전하다고 맞섰다. 양측은 시험 발파 결과를 토대로 터널 굴착 방법을 더 논의하기로 했다.

대심도 터널은 보통 지하 20m인 지하철 터널보다 더 깊은 지하 30m 이하에 들어선다. 이 터널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동부간선로 지하화 사업에도 계획되면서 그 위에 있는 건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2018년) 12월 4일에는 제물포터널 공사를 하던 서울 영등포구 코레일유통 앞 국회대로 지하 43m 지점에서 발파 후 코레일유통 사옥 지하의 지열난방설비가 작동을 멈췄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지열난방설비가 발파 지점에서 약 1m 떨어져 있는 것 등을 볼 때 발파로 인한 파손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제물포터널 사업 시행사인 서울터널은 서울시의 지시를 받아 지난달 코레일유통과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민원을 우려해 민간 건물의 지하를 피해 대심도 터널 노선을 바꾸기도 한다. 별내선은 당초 주택가 밑을 지나는 설계로 타당성 조사를 받았지만 이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정수센터 지하 통과로 변경했다. GTX A선도 서울 도심 구간은 대부분 도로나 하천 밑을 통과하는 경로로 설계됐다.

그러나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서 왕십리역 구간이나 인천국제공항철도처럼 도심의 지하 약 40m에서도 안전하게 운행되거나 현재 짓고 있는 대심도 터널도 있다. 7월 개통을 앞둔 김포도시철도도 김포국제공항과 기존 김포공항역 밑을 지나도록 건설됐다. 김상환 호서대 토목공학과 교수(전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장)는 “대심도 터널용 발파는 지상에서 흔들림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라며 “발파 진동을 면밀히 점검해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