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난폭해지는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골머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05 12:40:02
공유하기 닫기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40대 딸은 등교를 거부한 이후 30년 가까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인 상태다. 최근 5년간은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 집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자살을 시도할 때는 무서워서 남에게 말도 못 했다. (그런데) 딸을 부끄럽게 여기고 숨겨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71세 일본 여성이 6월 4일자 아사히신문에 익명으로 밝힌 말이다. 지난 5월 28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일어난 ‘묻지 마 살인사건’과 6월 1일 도쿄에서 전직 고위 공무원이 아들을 살해한 사건 이후 일본 내에서 40세 이상 중장년 히키코모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성 사무차관(차관급)을 지낸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澤英昭·76) 씨는 6월 1일 도쿄 네리마구 자택에서 아들 에이이치로(英一郞·44)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그 후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인근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고, 아들은 “시끄럽다.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때 구마자와 씨는 최근 가와사키시 ‘묻지 마 살인사건’을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전부터 히키코모리 성향을 보였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른 아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몰랐다.

구마자와 씨가 언급한 묻지 마 살인사건은 지난 5월 28일에 일어났다. 이와사키 류이치(巖崎隆一·51) 씨는 아침 등굣길에 가와사키 주택가에서 통학 버스를 기다리던 초등생 등을 상대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와사키 씨 역시 장기간 히키코모리였다.


일본에서는 80대 부모와 히키코모리 50대 미혼 자녀가 동거하면서 일어나는 문제를 ‘8050 문제’라고 부른다. 고령화, 미혼율 상승 등 사회 구조 변화로 인해 8050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내각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40∼64세 히키코모리 인구는 61만3000명으로 추산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