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학의 수뢰혐의로만 기소… “靑 수사외압은 증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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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2019-06-05 1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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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동아일보DB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2013년 3월 경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수감 중)의 이른바 ‘별장 성접대’ 수사를 할 당시 청와대 외압 의혹을 인정할 단서가 없었다고 6월 4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사단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민정비서관이었던 이중희 변호사의 직권남용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수사단은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03∼2011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58·수감 중) 등으로부터 1억7000만 원 상당의 뇌물 및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2인 이상 합동 성폭행) 및 강간치상 혐의는 무혐의 처분했다. 올 3월 29일 출범한 수사단은 67일 만에 수사를 종결했다.





○ “경찰 수사 외압도, 보복성 인사도 없었다”

수사단은 경찰이 처음 이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인 2013년 당시 청와대의 수사 방해 의혹과 수사 라인에 대한 보복성 인사 의혹 모두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올 3월 25일 곽 의원과 이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권고하면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경찰 관계자(박관천 전 경정)의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3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던 박 전 경정은 수사단에서 “과거사위에서 그런 취지의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들도 수사단 조사에서 “청와대 등 외부로부터 어떤 간섭이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2013년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들은 “성접대 대가 관계를 입증하지 못해 성폭행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진술했다. 외압 때문에 성접대 의혹 수사를 못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 경찰의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2013∼2014년 두 차례 수사를 벌인 검찰에 대한 외압도 없었다고 수사단은 결론 내렸다.



○ “경찰, 동영상 확인하고 청와대 보고 안 해”

 수사단은 경찰이 별장 성접대 동영상을 2013년 3월 13일 청와대의 김 전 차관 내정 발표 전에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봤다.


수사단에 따르면 2013년 3월 1, 2일경 경찰 범죄정보과 팀장이었던 A 경감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내연녀였던 권모 씨를 통해 해당 동영상을 확인했다. A 경감은 2013년 3월 4일부터 8일까지 해당 동영상의 내용이 담긴 권 씨의 피해 진술서를 이메일로 세 차례 받았다. A 경감은 수사단 조사에서 “해당 동영상 내용을 범죄정보과 직속상관이었던 B 총경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B 총경은 수사단 조사에서 “A 경감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경찰 수사 지휘 라인 고위직을 지낸 인사는 수사단에서 “피해 진술서까지 받은 상황이면 내사를 진행한 상태라고 봐야 한다. 당시 김 전 차관 내정 전까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동영상의 존재와 유포 경로가 경찰 수뇌부를 통해 청와대에 보고됐는데도 청와대가 김 전 차관 인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밝힌 시점은 김 전 차관 임명 6일 뒤인 2013년 3월 19일이다.



○ 김 전 차관, 강간치상 무혐의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윤 씨와 피해 여성 C 씨에 대한 강간치상죄의 공범으로 보기 힘들다고 보고, 김 전 차관을 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C 씨가 윤 씨의 폭행과 협박에 의해 김 전 차관과의 성관계에 응했지만 김 전 차관은 C 씨에 대한 폭행·협박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단은 윤 씨가 유명 병원 의사와 건설업체 대표 등 총 10여 명에게 2006∼2012년 성접대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


정성택 neone@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