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게 ‘치약 과자’ 먹인 유튜버, 징역 15개월+2600만원 배상

박태근 기자
박태근 기자2019-06-03 1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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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노숙인에게 치약을 짜 넣은 과자를 먹인 유튜버가 2600만 원의 피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이와 함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실제 형은 살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월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은 지난 5월 31일(현지 시각) 노숙인에게 치약이 든 ‘오레오’ 과자를 주고 골탕 먹이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중국계 유튜버 캉화 런에게 징역 15개월을 선고했다. 또 피해자에게 2만 유로(약 2600만 원)를 지급하고 향후 5년간 유튜브를 포함한 모든 계정을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은 "런의 행위가 인격을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페인법상 징역 2년형 이하의 비폭력 범죄를 저지른 초범의 경우에는 형 집행이 유예되기 때문에 런이 실제로 감옥에 가는 일은 사실상 없을 것 같고 NYT는 덧붙였다.

유튜브에서 '리셋'(ReSet)이라는 이름으로 12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던 런은 2017년 한 구독자로부터 '치약 오레오' 장난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실행에 옮겼다.

그는 오레오 과자 속에 들어있던 하얀 크림을 긁어내고, 대신 치약을 짜 넣은 뒤 거리에 있는 한 노숙인에게 건냈다. 고개를 꾸벅이며 과자를 받아 먹은 노숙인은 얼마 후 고통을 호소하며 구토에 시달렸다.


이 모습이 유튜브에 공개된 후 전 세계 네티즌들로 부터 비난이 쏟아지자 런은 "장난이 좀 지나쳤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번도 양치를 안했을 노숙인에게 양치하게 해준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고소당할 것이 두려웠던 런은 노숙자를 찾아가 20유로(약 2만6000원)를 건네고 사과하는 영상을 올렸다. 또 노숙인의 딸을 찾아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300 유로(약 40만 원)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재판에 넘겨진 런은 법정에서 "단지 장난이었고, 피해자와 화해를 하려고 했다"며 "사람들은 그런 비 도덕적인 영상을 좋아한다"고 합리화했다.

법원은 런이 해당 영상으로 2000 유로(약 260만 원)가 넘는 광고수익을 올렸으며, 그 영상 외에도 비슷한 장난 영상을 여러개 올려왔다며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런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자랐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