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벌써 왔니?”…이른 더위 날리는 다양한 ‘여름 준비’ 방법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6-02 18:00:02
공유하기 닫기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기억하시나요? 8월에는 서울 기온이 39.6도까지 올랐고 온열질환자 수만 4000명 이상을 기록했으며 그중 48명이 사망할 만큼 무서운 여름이었습니다. 벌써 지난해 같은 최악의 폭염이 다시 찾아올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죠. 24일에는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며 서울, 그리고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아닌데도 여름 준비를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여름 준비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벌써 긴소매가 싫어요”




“오늘(24일)이 첫 폭염주의보래요. 벌써 폭염주의보라니 매년 갈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아요. 원래 5월이면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출근길도 후텁지근하더라고요.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를 한 바퀴 도는데 햇볕이 내리쫴서 등이 따가웠어요. 앞으로 6, 7월은 날씨가 푹푹 찔 것 같은데 출퇴근길이 걱정이네요. 땀으로 샤워할 것 같아요” -전지원 씨(28·회사원)

“이제는 긴소매보다 반소매 옷을 입은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어요. 지하철, 버스에서도 벌써 에어컨을 틀더라고요. 저도 출퇴근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퇴근 때는 특히 사람이 많아서 에어컨을 세게 틀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식당에 가도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더러 보입니다. 집 근처 카페들은 야외 테라스를 개방했는데 바깥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어요. 확실히 여름이 빨리 온 것 같아요.” -김모 씨(31·회사원)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여름 역시 여름철 평년보다는 더울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이 예년보다 빠르게 나타나며 장마가 일찍 끝났기 때문에 더위가 일찍 찾아왔죠. 티베트 고기압이 만들어지면서 상하층 모두 뜨거운 공기가 위치한 열돔 현상 때문에 더위가 장기간 이어진 겁니다. 지금은 본격적인 여름은 아니지만 폭염 주의보가 나간 지역들도 있기 때문에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8월 상순이 기온이 높고 더운데요. 비가 올 때는 기온이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는 식으로 30도 내외 선에서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





“시장에 장 보러 가면 수박이 많이 나와 있어요. 대형 마트야 사계절 내내 여러 과일을 판다지만 시장에서는 주로 제철 과일을 많이 팔잖아요. 5월부터 수박이라니…. 예전에는 5월이면 봄 날씨였는데 지금은 거의 한 여름이에요. 머지않아 4, 5월에 수박화채를 해 먹는 게 어색하지 않은 날이 올 것 같아요.” -이모 씨(42·가정주부)



● 너도나도 여름 맞이

“해운대 해수욕장이 다음 달(6월) 1일부터 30일까지 부분개장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7월 1일부터는 전면 개장을 시작해 8월 말까지 피서객을 맞아요. 개장 준비 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안전입니다.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만큼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기관들과 협업해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준비에 신경 씁니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 망루를 설치하고 119 소방대원이 망루에 올라가서 안전 관리를 하죠. 그 외에도 파라솔, 비치 베드 등 다양한 피서 용품들을 대여할 수 있는 대여소를 설치하고 물품을 미리 준비합니다. 해가 갈수록 더위가 심해지면서 작년에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낮 시간대에 피서객이 줄기도 했지만 야간에는 피서객이 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는 오후 9시까지 한정된 구역 내에서 야간 개장을 진행 합니다. 좀 더 여유 있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죠.” -해운대구 관광시설 관리 사업소 관계자 “여름 방학에 친한 친구들 네 명과 가평에 갈 거예요. 일명 ‘빠지’라고 부르는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을 가기 위해서죠. 특가로 뜬 이용권까지 벌써 샀어요. 친구 한 명은 그간 운전 연습을 해서 이제 꽤 먼 거리도 운전할 수 있다더군요. 가기 전까지 더 열심히 연습 해두겠다고 약속했어요. 가평까지 그 친구 차를 타고 가려고요. 아직 기말고사가 남았지만 놀러 갈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시험을 잘 치고 가면 더 즐거울 테니까요. 제트보트를 타고 펜션에서 바비큐 파티도 하며 놀 생각에 기대가 크네요.” -김승현 씨(22·대학생)



“보통은 6월에 시작했던 계절 메뉴들을 5월 되자마자 내놓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더워지니 손님들이 시원한 음식을 찾더라고요. 다른 가게들도 다들 냉면을 개시했더라고요. 워낙 주변에 냉면 파는 곳이 많다 보니 이번에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하동 녹차로 만든 냉면을 납품받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메뉴를 준비해야겠다 싶었죠. 열무국수도 벌써 인기가 좋아요. 백반이 나갈 때도 더운 날씨에 맞는 반찬과 국을 제공하고 있어요. 오이냉국은 기본이고 보양을 할 수 있는 닭개장을 푹 끓여서 내놓습니다. 가장 붐비는 점심시간에는 30분 먼저 에어컨을 틀어놓고 손님들이 시원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배모 씨(52·백반 전문점 운영)



● 두려운 불청객


“제가 땀이 정말 많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도 ‘땀쟁이’에요. 겨울 빼고는 모든 계절 내내 땀을 흘리는 것 같아요. 맵고 뜨거운 음식만 먹어도 땀이 줄줄 흐르죠. 여름이 가장 쥐약입니다. 더운 것보다 땀이 더 걱정이에요. 기온이 40도까지 올랐던 작년은 정말 끔찍했죠. 땀 냄새가 날까 봐 세탁도 엄청 자주 하고 샤워도 하루에 두세 번씩은 해야 해요. 올여름도 큰일입니다. 땀나는 체질에 좋다고 해서 토마토를 엄청나게 먹어보고, 이것저것 검색도 해봤지만, 해답을 못 찾았어요.” -권모 씨(24·대학생)

“매일 아침에 초등학교 앞 신호등에서 교통지도를 합니다. 아직 일할 수 있어 좋지만 다가올 여름이 걱정입니다. 뜨거운 볕 아래에 서 있으면 땀도 많이 나고 어지러워서 힘들어요.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한 시간 서 있다가 집에 가면 기운이 없어 소파에 한참을 누워있어야 하고 입맛도 없어서 끼니를 대충 때우고 말죠. 작년 여름에 호되게 당했어요. 혼자 지내다 보니 에어컨을 틀기는 아까워서 선풍기로 대신하는데 선풍기 바람으로는 어림도 없었죠. 결국 방학 때 딸 집에 2주 정도 가 있었어요. 에어컨을 틀고 있으니 좀 살 것 같더라고요. 지금도 벌써 더운데 올여름은 어떻게 일해야 할지 걱정이네요.” -문모 씨(79)


“여름에는 쓰레기를 가장 신경 써요. 자취를 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집안일에 신경을 많이 쏟지 못하거든요. 쓰레기도 모아뒀다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버리고, 음식물 쓰레기도 3, 4일에 한 번씩 버려요. 날씨가 더워지면 쓰레기를 조금만 모아도 악취가 나기 때문에 자주 버리려고 하죠.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만 넘겨도 냄새가 심해요.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는 다용도실 문 바로 앞이 제방인데 방까지 냄새가 날 정도죠. 여름에는 본의 아니게 부지런해지네요.” -김지선 씨(23·대학생)




“여름철에는 일사병,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 발생률이 높아요. 지난해에는 폭염으로 인해 예년(1574명) 대비 온열질환자 수가 4526명으로 확 올랐죠. 주로 고열, 두통과 함께 땀을 땀이 많이 나고 맥박, 호흡이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중요한 건 예방입니다. 오후 1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나가야 한다면 헐렁하고 밝은 색의 옷, 챙 넓은 모자를 착용 하세요. 중간에 적절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해요. 카페인, 알콜은 피하고 수시로 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는 빨리 그늘진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세요. 타이트 한 옷을 입었다면 옷을 풀어주고 물을 마셔야 합니다. 특히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어린이, 노인, 당뇨·고혈압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는 주의해야 해요. 차 안처럼 폐쇄된 공간에 혼자 있지 않도록 보호자가 신경 써야 합니다.” -신현화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여름 사냥, 무기는 오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좋습니다. 수분 함유도 많으면서 좋은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재료로는 오이, 가지, 애호박 등이 있어요. 요즘은 백오이가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흑침 오이를 추천해요. 가시 색에 따라 백침과 흑침 오이로 나뉘는데 백침 오이는 수분 함유량이 많지만 다소 금방 무르는 반면 흑침 오이는 수분도 많고 씨앗이 단단해서 오래 보관 할 수 있어요. 이런 흑침 오이를 이용해서 나물, 오이지를 해 먹으면 좋죠. 특히 더울 때는 국을 따로 끓이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차가운 냉국을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해요. 만들 때 일반 물보다는 황기, 마른 새우를 넣고 끓인 물을 이용하면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죠. 여름 보양식 하면 삼계탕을 많이 떠올리는데, 삼계탕도 좋지만 닭을 이용해서 간편하게, 자주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을 만드는 것도 좋아요. 닭의 붉은 살코기로 장조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북어 끓인 물과 장조림 국물에 고기를 삶고 꽈리고추, 마늘, 마늘종 같은 푸른 채소와 함께 졸이는 거예요. 닭장조림은 냉장 보관했다가 식사 때 밑반찬으로 꺼내 먹기가 수월하죠.” -이보은 요리연구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별미는 콩국수에요.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콩 국물이 일품이죠. 집에서 콩 국물을 내기는 번거로우니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 옵니다. 소면을 삶아서 국물은 붓기만 하면 되니 간단해요. 출출할 때 밤참으로도 좋죠. 열무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욱더 맛있어요. 대신 콩을 직접 갈아서 만든 국물은 아무리 냉장 보관을 해도 빨리 상하기 때문에 많이 사다 놓기보다는 페트병 한 개 정도만 사다 놓고 얼른 먹는 게 좋아요. 여름에는 상한 걸 먹었다가 탈나기도 쉬우니 주의해야 하죠.” -주모 씨(53·회사원)

“여름 하면 역시 아이스크림이죠. 저에게 이열치열은 안 맞아요. 여름에는 무조건 시원하고 차가운 걸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겨울에 먹어도 맛있지만, 여름에 땀 흘리고 샤워한 후 먹는 아이스크림이 최고예요. 갑자기 차가운 걸 입에 넣었을 때 머리가 잠깐 울리는 그 느낌이 좋더라고요. 한 번에 10개씩 사서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꺼내 먹습니다. 막대 아이스크림, 숟가락으로 떠먹는 아이스크림, 쭈쭈바 등 다양하지만 저는 떠먹는 게 가장 좋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민트초코 맛 아이스크림이에요. 올여름에도 자주 사 먹으려고요.” -박진현 씨(27·서비스업 종사)

“소비자가 선호하는 보양식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현해서 무더운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국물 요리 제품들을 준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비비고 삼계탕, 반계탕, 갈비탕, 추어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비비고 국물 요리 제품들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요. 비비고 삼계탕의 경우 국내산 닭 한 마리를 한 번 데친 후 푹 끓여내고 3시간 동안 우려낸 닭 뼈 육수를 사용합니다. 수삼과 찹쌀, 마늘도 함께 끓여 맛과 영양을 담았죠. 간편식이지만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삼계탕 한 그릇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젊은 소비자, 어린 자녀를 위해 반계탕도 준비했고요. 비비고 국물 요리 제품들은 출시 초반부터 정성스러운 가정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남녀노소 많은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있습니다. 출시 첫해 매출 140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280억 원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전문점 못지않은 식사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요인이죠.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고 1인 가구도 증가하면서 소포장 제품 소비가 확대되었는데요. 이러한 소비 행태의 변화도 제품 매출 확대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국물 요리’ 마케팅 담당자

끈적이는 땀, 정수리를 태울 듯한 햇빛, 잠 못 드는 열대야까지…. 여름이 괴로운 이유는 다양합니다. 식중독 위험 때문에 조심해야 할 음식도 많은 데다 구세주 같았던 에어컨이 냉방병을 부르기도 하죠. 그렇다고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차가운 빙수 한입에 잠시 더위를 잊기도 하고 가족,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하는 노랫말처럼 문을 활짝 연 해수욕장으로 가족, 친구와 휴가를 떠나기도 합니다. 특유의 청량한 분위기를 뽐내는 미워할 수 없는 계절임이 분명합니다. 이번 여름은 작년만큼 최악의 더위는 없을 거라는 예측이 걱정을 덜어주기도 합니다. 피할 수 없는 더위에 맞서 더욱 뜨겁게 여름을 보내는 나만의 전략을 짜 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사계절 중 가장 반짝이는 기억을 만드는 계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혜리 인턴기자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