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 반박 영상 논쟁…“경찰이 추행 유도” vs “채증 이유 有”

박태근 기자
박태근 기자2019-05-27 11: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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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동생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형의 글과 영상이 온라인에서 논쟁을 촉발했다. 현장에 있던 철도특별사법경찰이 상황을 무리하게 조장해 동생을 성추행범으로 몰았다는 주장인데, 이를 두고 “무리한 표적 수사”라는 지적과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논란은 가해 혐의를 받는 이의 형 A 씨가 지난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로 시작됐다.



A 씨는 철도경찰이 채증했다는 성추행 증거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고, 물리법칙까지 제시하며 동생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조서에 담긴 동생의 답변도 공개하며 경찰에게 유도심문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24일 발생한 일로, A 씨 동생 B 씨는 지하철에서 20대 여성 C 씨의 몸을 추행한 혐의로 그해 11월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으며, 지난 7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판결은 변하지 않았다.

A 씨가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동생 B 씨와 여성 C 씨 주변에 철도경찰이 3명 있고, 이 가운데 경찰 1명이 상황을 촬영하고 있다.
B 씨가 지하철에 타는 순간부터 철도경찰 3명이 붐비는 객실에서 B 씨를 에워싸 밀어붙였고 이로 인해 B 씨의 몸 일부가 C 씨의 몸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는게 A 씨 주장이다. 영상을 분석해 보면 경찰이 뒤에서 미는 동안 B 씨가 C 씨의 몸에 닿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성추행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도 무리하게 성추행범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A 씨는 "철도경찰이 영상을 여러 조각 나눈 다음 시간대를 뒤섞어 정황을 조작하고 동영상 일부만 보여줌으로 사실을 숨기고, 영상 캡처 지점이 행위 지속시간으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영상을 찍은 한 달 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을 갑자기 경찰서에 불러 조사 했다"며 조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범행사실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B 씨는 "고의로 한 것이 아니지만 저의 행동으로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답했다. A 씨는 피해자와 연락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과했나, 합의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 "불쾌했다면 사과하겠다, 합의할 의향이 있다"는 대답을 유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구치소에서 5개월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동안 인터넷에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여론이 아닌 재판으로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도 원심은 바뀌지 않자 결국 영상들을 인터넷에 공개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A 씨의 주장에 많은 누리꾼들은 "저런 식으로 사방에서 밀면서 채증하고 여성에게 불쾌하냐고 물어보면 성추행으로 안 걸릴 남자가 몇명이나 되겠냐", "사람 붐비는 지하철에서는 만세하고 있어야 하냐"며 동조했다. 이 청원글은 27일 오전 기준 5만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반대로 A 씨의 주장을 의심하는 의견도 있다. A 씨가 공개한 영상 역시 전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며, 경찰이 채증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경찰이 먼저 촬영을 시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알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