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그분의 인권 비전, 北까지 전달되길”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24 09: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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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가족과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 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방문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도식 직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찾아가 가볍게 포옹하고 빰을 맞대며 위로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권 여사에게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신 분을 그렸다. 한국 인권에 대한 그분의 비전이 국경을 넘어 북한에까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목소리를 냈다. 저희는 의견 차는 있었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이란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 낭독 이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출국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외교 참모였던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3년 5월 첫 방미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자마자 ‘미국은 대북 핵 선제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당초 고려 대상이 아니고)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그 자리에서 답했다”고 전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해 재차 질문한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사전 조율되지 않은 즉흥적인 발언으로 한국 외교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배경도 이데올로기도 다른 특이한 조합(odd couple)이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한국판 텍사스맨’ 같던 노 전 대통령에게 친근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