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사상’ 日교통사고… 운전자는 걷기도 힘들어하는 87세 고령

황지혜 기자
황지혜 기자2019-05-21 14: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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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일본 차량 급발진 사고 운전자 모습이 공개됐다. 올해 87세의 운전자는 지팡이를 짚은 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으로 충격을 줬다.

최근 일본 tv아사히 등 보도에 따르면 구 통상산업성 공업기술원 원장을 역임한 이즈카 고조 씨가 지난달 19일 도쿄 이케부쿠로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 급발진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으며, 본인 역시 가슴뼈 골절과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입었다.



tv아사히 보도화면 갈무리
tv아사히 보도화면 갈무리
약 한 달간의 입원치료 이후 5월 18일 퇴원한 이즈카 전 원장은 경찰에 출석해 5시간 가량의 임의 사정 청취를 받았다. 이날 경찰서에 나타난 이즈카 씨는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특히 지팡이 2개를 짚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힘없는 걸음걸이로 약 10cm 높이의 경사로를 오르는 것도 힘들어하며 “손을 좀 잡아줄 수 있느냐”고 도움을 청했다.

이어 20일에는 사고 현장을 찾아 답사를 진행했다. 이날도 이즈카 전 원장은 자연스러운 거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와 보도진 질의를 통해 “사고를 내서 죄송하다”,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많은 일본 누리꾼들은 혼자 걷기조차 힘들어하는 이즈카 전 원장이 차량을 운전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매체는 그가 지난해 가을쯤 오른쪽 다리를 다쳐 지팡이를 짚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은 노화로 인한 시력, 판단력, 순발력 저하 등을 이유로 ‘고령자 운전 제한’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운전면허 반납제’ 등 관련 제도가 정착돼 있어 자발적인 면허 반납도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도 이즈카 전 원장의 사고 이후 도쿄도 내 면허 반납 건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4월 셋째 주 1000건에던 반납 건수는 사고 발생 이후인 넷째 주에는 1200건, 그 다음주에는 1600건으로 늘었다.

한편 이즈카 전 원장은 경찰에 “(사고 당시) 엑셀 페달이 눌린 채로 올라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며 운전 조작 실수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