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신매매단, 탈북여성 性노예화… 9세 소녀까지 사이버 성매매 강요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21 10: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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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탈북 여성과 소녀들을 인신매매하는 중국 범죄 네트워크가 연간 1억500만 달러(약 1254억 원)를 벌어들이며 20대뿐 아니라 9세에 불과한 소녀도 성범죄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5월 20일 영국 소재 비영리기구 ‘한국미래계획(Korea Future Initiative)’은 ‘성 노예―중국 내 북한 여성, 소녀들의 매춘과 사이버 섹스, 강제 결혼’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 보고서는 탈북한 뒤 중국에 체류하거나 한국에 들어온 피해 여성 50여 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한 여성들은 중국에서 최소 30위안(약 5000원)을 받고 성매매를 하거나 1000위안(약 17만2000원)에 중국인의 아내로 팔려가기도 한다. 이들은 탈북 과정에서 납치돼 인신매매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떠난 뒤 1년 이내에 한 차례 이상 성매매를 강요당할 때가 많다. 또 탈북 브로커에게 지불할 돈이 부족한 여성들은 인신매매를 당할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탈북 길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중국인과 강제로 결혼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인신매매로 성매매를 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함경북도 출신의 24세 여성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탈출하고 며칠 뒤에 브로커가 중국인 남성과 강제로 결혼을 시켰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마치 사막으로 탈출하는 것과 같다”는 제목의 관련 기사에서 더 많은 여성이 북한을 탈출하면 강제적으로 성매매로 끌려간다고 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희순 연구원은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여성의 60%가량이 브로커 등을 통해 성매매 시장으로 보내진다. 이 가운데 절반은 강제로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머지 30%가량은 강제 결혼을 하고 15%가량은 사이버 섹스 업체로 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사이버 성매매에는 9세 소녀까지 동원되며 상당수 수요자가 한국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런 ‘검은 거래’ 규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더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 체제 아래에서 국경을 강하게 단속하면서 탈북 비용이 높아졌고 이를 지불할 수 없는 여성은 강제 성매매에 노출되고 있다. 브로커들이 부르는 값을 높이자, 이를 지불할 수 없는 여성들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중국에 막대한 세계 자본이 투자되고 북한에 정치 자금이 흘러들어갈 때 북한 여성과 소녀들은 성매매의 피해자가 돼야 했다”며 “비난만으로는 부족하다. 명백한 행동만이 중국의 성매매 피해자들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