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는 곤충산업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12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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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월 30일 경북 성주군의 농업회사법인 에코팜 사육장에서 이준호 대표가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에 유충을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경북도 제공
“주말도 없이 일할 정도로 납품 일정이 빠듯합니다.”

경북 성주군에서 곤충을 사육하는 농업회사법인 에코팜은 요즘 몰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사료업체 2곳과 계약을 맺고 동애등에 유충을 건조해 매달 각각 2t, 2.5t을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연간 납품액은 약 4억 원. 사료업체들은 동애등에 유충 건조물로 반려견이나 앵무새, 파충류 같은 반려동물용 사료를 만든다.



에코팜은 2016년 경산시에서 소규모로 동애등에 사육을 시작한 뒤 지난해 성주군에 공장을 짓고 대량 사육 체계를 갖췄다. 몸길이 13∼20mm의 파리목 곤충인 동애등에는 생산 단가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면역물질인 라우르산을 다량 함유해 양식 사료 원료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에서도 동애등에 분말을 함유한 곤충배합사료를 먹인 넙치가 일반 사료를 먹인 것보다 중량은 17%, 생존율은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HA 함유량도 7.3%로 일반 사료를 먹인 넙치(6.2%)에 비해 많았다. 과학원은 라우르산이 넙치의 질병 저항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동애등에가 사료용 곤충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에코팜에는 양식장이나 양계장으로부터 주문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준호 대표(30)는 “주말에도 곤충건조기를 계속 가동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곤충사육 농가에 기술 이전과 판로 개척 지원을 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곤충 산업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자 경북 지역에 곤충사육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 5월 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곤충사육 농가가 2014년 68곳에서 지난해(2018년) 427곳으로 6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같은 기간 연간 판매 규모는 약 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10배로 증가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013년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명명하면서 곤충은 미래 식량자원으로서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 곤충 시장 규모는 2015년 3039억 원에서 2020년 5363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의 곤충 산업은 식용과 약용, 사료용 등 다양하다.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에 유리한 스마트팜 체계를 도입한 곳도 있다. 경산시에서 7년째 곤충사육을 하는 농업회사법인 성암인섹트는 흰점박이꽃무지(굼벵이) 성분을 넣어 만든 숙취해소제와 단백질보충제를 개발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사육 자동화와 사육환경 제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을 구축해 생산량은 30% 늘리고 노동력은 70% 절감했다.

경북도는 곤충 산업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정하고 육성하고 있다. 생산 기반이나 체험시설 설치에 5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유용곤충산업 기반조성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농가 65곳에 33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2019년)는 예산 4억5000만 원을 들여 농가 9곳을 지원한다.


홍예선 경북도 친환경농업과장은 “곤충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아직 영세한 곤충사육 농가가 많은 만큼 판매처 확보를 위해 적극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