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월급 안 밀리려 가게 처분…나같은 사람 많아” 눈물

정봉오 기자
정봉오 기자2019-05-08 1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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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홍석천 ⓒ News1 DB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방송인 홍석천(48)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하며 말만하고 행동하지 않는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홍석천은 5월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tbs교통방송 사옥에서 열린 tbs 골목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돼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이다.

홍석천은 “(‘Oh! 마이로드’를 제작하는) 저희들이 굉장히 기운이 떨어질 때마다 힘을 내야 하는 이유가 뭐냐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전국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의 해결방법이 뭘까’라고 교수·전문가·정치인들이 나와서 토론하는 걸 보면 너무 한심하다. 말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무슨 떡볶이 장사를 해봤겠나, 국수 장사를 해봤겠나, 뭘 해봤겠나”라며 “저는 실질적인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20년 전에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그 때도 대한민국에 동성애자들이 분명히 있는데, 아무도 목소리를 안 낸다는 게 화가 나고 답답했다”며 “그 대표주자가 나였으면 괜찮겠다 싶었다. 제가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싸워보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근 20년 만에 비슷한 감정이 온 건 이 프로그램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들 힘든 거 아는데, 그 누구도 제대로 한번 작은 시작을 해보자하는 사람이 제 눈엔 없었다. 분명 어딘가 있지만 연결고리가 없었다”며 “그 중심에 ‘Oh! 마이로드’를 만들어 놓으면 관심 있는 분들이 우리와 소통하며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엔 “많은 아이디어들을 함께 할 동료들이 생겨서 너무 기분이 좋은데, 나가서 관(官)하고 얘기할 땐 너무 힘들다. 그게 저를 가장 괴롭히는 숙제”라며 울먹였다.

그는 “사실 나도 굉장히 힘들다. 한때는 직원이 200명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 월급 안밀리려고 방송에서 번 것 다 월급주고 있었는데 그것도 힘들어 가게 몇개를 처분했다”며 “내가 가게를 닫으면 망했다고 얘기하는 걸 재밌다고 할 수도 겠지만 나같은 사람이 전국에 정말 많다. 자영업자 분들하고 자영업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석천이 출연하는 ‘Oh! 마이로드’는 골목상권을 부활시키자는 목표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다. 홍석천과 10년째 이태원에 거주 중인 방송인 줄리안이 함께 10주간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