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반전의 승부사… 기대해요, 해피엔딩”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08 10: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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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57년 만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의 토트넘이 구단 사상 최초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에 성공할 것인가. 1882년 창단된 토트넘은 137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안컵이 1955년 출범한 이래 토트넘은 이 대회 결승에 한 번도 진출한 적이 없다. 그런 토트넘이 손흥민(27)을 앞세워 구단 최초의 역사에 도전한다. 토트넘과 아약스(네덜란드)는 4월 9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4강 2차전을 벌인다.

손흥민이 빠진 4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아약스에 0-1로 패했던 토트넘은 방문경기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 이상 넣으며 이겨야 한다. 1, 2차전 합계 점수가 같을 경우 적지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승리하는 원칙 때문이다. 토트넘이 2차전에서 1-0으로 이기면 양 팀 합계 및 방문경기 득점이 모두 같아지기 때문에 연장전 및 승부차기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온통 손흥민의 발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결승행이 걸린 승부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선수)’가 될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손흥민이 아약스 수비를 집요하게 괴롭힐 것”이라며 2차전에서 승패를 가를 핵심 선수로 손흥민을 꼽았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토트넘이 아약스를 꺾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손흥민의 복귀다. 그가 팀을 이끌 때 행운의 여신이 웃어준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은 맨체스터시티와의 8강 1, 2차전에서 3골을 넣었을 정도로 ‘몰아넣기’에도 능하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이 출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토트넘의 승률은 60.9%다.

아약스는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네덜란드리그와 UCL을 포함해 6연승을 질주 중이다. 반면 토트넘은 최근 3연패의 늪에 빠지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5월 4일 EPL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는 등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레드카드로 인해 EPL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손흥민은 이번 2차전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 시즌 20득점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한 골만 더 넣으면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21골)과 타이를 이룬다. 2골 이상 넣으면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 경신은 물론이고 역사적인 토트넘의 결승행을 이끌 수 있다.



토트넘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의 벽’ 마테이스 더리흐트(20·사진)를 넘어야 한다. 아약스의 끈끈한 수비와 후방 빌드업(공격 전개)의 구심점이 주장인 중앙 수비수 더리흐트다. 189cm의 장신 수비수인 그는 대인 방어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진 전체를 조율한다. 클럽과 국가대표에서 모두 맹활약 중인 그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더리흐트의 예상 이적료는 7000만 유로(약 916억 원)에 달한다.

토트넘은 아약스가 공격할 때 더리흐트 등 수비진까지 전진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이용해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약스는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이 높고,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토트넘이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 볼을 끊어내면 아약스의 넓은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 등 공격수의 움직임을 활용해 득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잉글랜드축구협회는 5월 7일 손흥민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 첫 2경기도 나설 수 없게 됐다. 현지 언론은 토트넘이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