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나친 간섭 싫어”… 작년 백만장자 10만명 고국 등졌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08 09: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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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적으로 고국을 등지고 다른 나라로 떠난 백만장자가 10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만장자들이 자기 나라를 떠나는 이유로는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간섭, 정정 불안, 높은 세금 등이 꼽혔다.

최근 블룸버그뉴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리서치회사 뉴월드웰스의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10만8000명이란 수치는 2017년 대비 14% 증가한 것이다. 2013년에 비해서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백만장자들이 많이 이주하는 상위 5개국은 호주, 미국, 캐나다,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였다. 특히 호주는 지난 27년간 금융위기가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안정된 경제와 양호한 치안 등이 매력적인 요소로 꼽혔다. 이뿐만 아니라 상속세가 없어 세계 백만장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나라가 아닌 도시별로 구분했을 때는 미국 도시가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1000명 이상의 세계 백만장자가 이주한 도시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이상 미국), 멜버른과 시드니(이상 호주), 두바이(아랍에미리트) 등이 꼽혔다.

반면 백만장자들이 많이 떠나는 상위 5개국은 중국 러시아 인도 터키 프랑스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만 1만5000명의 백만장자가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정부 주도의 경제와 강력한 자본 감시 등이 부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다만 뉴월드웰스는 “중국과 인도 백만장자들의 ‘엑소더스’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떠나는 백만장자 수만큼 새로운 부자가 생겨나고 있다”고 평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후 연이은 국제 제재 등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 터키는 정치와 경제가 모두 불안하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대혼란에 휩싸인 영국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은 백만장자들이 등지는 나라 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백만장자들이 선호하는 이주 국가로 꼽혀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결과다. 1990년 이후 약 8000명의 외국 백만장자들이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최근 영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백만장자는 거의 없는 반면 2017년과 2018년 각각 4000명과 3000명의 영국 백만장자가 해외로 이주했다. 브렉시트 후폭풍, 높은 상속세(최고 40%) 등이 이유로 꼽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