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왕관 모두 흑인에… 美 미인대회 블랙파워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5-07 1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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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USA 등 미국의 3개 주요 미인대회에서 흑인 여성이 한꺼번에 우승을 차지했다. 흑인 여성이 개별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3개의 우승 왕관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일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2019 미스 USA’ 선발대회에서 흑인 여성 체슬리 크리스트(28)가 최종 우승자에 선정됐다. 지난해 9월 일찌감치 대회를 치렀던 ‘2019 미스 아메리카’에선 흑인 여성 니아 프랭클린(26)이 뽑혔고 지난달 열린 ‘2019 미스 틴 USA’에선 역시 흑인 여성인 케일리그 개리스(19)가 왕관을 썼다. NYT는 “인종 차별과 성 고정관념으로 얼룩졌던 미(美)의 기준이 과거와 비교할 때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인 크리스트는 직업이 변호사로 법무법인에서 민사 소송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에서 학사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웨이크포리스트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재소자들을 위한 무료 변론에도 적극적이다. 크리스트는 선발대회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 운동은 우리가 포용적인 일터와 안전을 조성하는 것에 관한 일”이라고 답했다.

미국 미인대회는 오랜 기간 백인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1921년 가장 먼저 시작된 미스 아메리카는 오랜 기간 ‘백인 여성만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반발한 흑인들은 1968년 ‘미스 블랙 아메리카’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미스 블랙 아메리카’의 첫 우승자 손드라 윌리엄스는 당시 “미스 아메리카는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스 아메리카는 1971년 처음으로 흑인 여성을 출전자 명단에 포함했다. 하지만 흑인 우승자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미스 아메리카는 1984년에야 비로소 첫 흑인 우승자 버네사 윌리엄스를 배출했다. 미스 USA와 미스 틴 USA에서도 각각 1990년과 1991년 흑인 우승자가 나왔다. 두 대회를 주관하는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는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 여성의 참가도 허용했다.

흑인 여성들의 ‘트리플 크라운’(3관왕) 소식에 각계에서 축하의 메시지도 쏟아졌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당신들은 당신들만의 언어로 고유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라고 썼다. 흑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핼리 베리는 “과거의 미인대회 참가자로서 이들의 소식은 나를 매우 기쁘게 한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