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탄전 이어 고소·고발전… 정치로 풀 의지 없으면 정치 접어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30 1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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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선거제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결이 맞고소·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민주당이 국회 회의장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막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1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 17명을 공동상해 혐의로 고발했다. 양당은 채증이 되는 대로 추가 고발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육탄전에 이어 무더기 고소·고발전까지 번진 막장 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여야가 위법성을 주장하는 근거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제166조다.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폭행, 체포·감금, 협박 등을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서로 불법 행위를 했다며 이번만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국회 파행의 책임을 서로 피하기 위해 무조건 고소·고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여야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선거의 룰을 정하는 선거제 개편을 합의 처리하는 전례를 깨고 밀어붙였고,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신설 관련 법을 아무 관련성도 없는 선거법에 패키지로 묶어 버렸다.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이나 공수처 논의에는 사실상 손놓고 있다가 패스트트랙이 가시화되자 뒤늦게 저지 투쟁에 나섰다. 서로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대신에 대규모 맞고소·고발전을 벌이는 것은 스스로 정치의 자율성과 품격을 파괴하는 행위다. 이런 모습 때문에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커져만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빨리 정치를 복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