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특형’ 이광수 “장애 희화화될까 출연 고심, 신하균 형 때문에 ‘OK’”

스포츠동아
스포츠동아2019-04-29 1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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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광수는 데뷔하고 10년간 과감한 연기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5월1일 개봉작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지적장애를 지닌 인물로 출연하는 그는 “저의 재미있는 이미지가 영화에 피해를 줄까 걱정”이라면서도 “모든 평가를 다 염두에 둘 수는 없기에 최선을 다 할 뿐”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NEW
■ 5월 1일 개봉 ‘나의 특별한 형제’ 주연, 이광수


좋은 배우와 함께 연기한다는건 행운



예능은 예능…작품 속에선 다른 모습


연기 잘한다는 말에 자존감 상승했죠

이광수(34)는 동물적인 배우다. 개성이 강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어떤 수식어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각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적 없는’ 캐릭터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덕분이다. 도무지 비슷한 부류를 찾을 수 없는, 세상에 한 명 뿐인 존재이다.

5월1일 개봉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제작 명필름)는 그런 이광수의 진가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크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14년 영화 ‘좋은 친구들’부터 지난해 주연한 tvN 드라마 ‘라이브’까지 대중의 기대에 부합하는 활약을 해온 그이지만 이번에는 잠재된 실력까지 아낌없이 펼친다. “자존감을 채우고 출연한 작품”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4월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광수를 만났다. 시종일관 진지함이 뚝뚝 묻어나는 대답을 내놓은 그는 간혹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나 반응에는 멋쩍은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제공|NEW
● “장애 가진 인물, 희화화될까”

이광수는 지난해(2018년) 육상효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나설 수 없었다. 햇수로 9년째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으로 구축한 이미지가 혹여 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한 탓이다.

“저는 재미있는 사람,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영화 속 동구라는 인물은 지적장애를 가졌어요. 혹시 제가 연기하면서 장애가 희화화되거나 코미디 소재로 이용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도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했죠.”

우려가 컸지만 그래도 참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은 부족한 제 자존감을 확실히 채워주셨어요.(웃음) 작품에 참여할 때 누구와 연기하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신)하균 형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중요했어요. 그동안 좋은 분들과 작업할 때 결과도 좋았거든요.”

‘나의 특별한 형제’는 20년간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형제의 이야기다.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형 세하(신하균), 그런 형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동구(이광수)는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몸과 머리로 살아온 형제다. 보육원의 지원금이 끊기고 헤어질 위기에 처하자 세하는 동구를 수영대회에 내보내 관심을 끌려 한다. 선한 이들이 작은 힘을 모아 세상을 헤쳐가는 따뜻한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에 단단한 파장을 일으킨다.

이광수는 “관객은 물론 장애를 가진 분이나 그 가족들이 어떻게 볼지, 아직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서도 기대는 숨기지 않았다.

“두 형제의 이야기이지만 어찌 보면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도 같아요. 내 앞에 있는 존재에 굉장히 감사해야 한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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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특별한 형제? 조인성과 배성우”

이광수와 신하균, 이솜 등 ‘나의 특별한 형제’ 주역들은 개봉에 앞서 4월 27일 베트남에서 대규모 프리미어 행사를 치렀다. 행사장 주변에는 일찍부터 팬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한국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를 펼친 건 드문 일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이렇게 관심을 얻는 건 작품의 완성도와 더불어 ‘아시아 프린스’로 통하는 이광수의 팬덤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광수는 “국적을 떠나 남녀노소 어떤 관객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기에 이런 기회가 생겼다”며 “해외 팬미팅은 해봤어도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는 처음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광수가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 발판은 ‘런닝맨’이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았고 확실한 이미지까지 구축하게 했다.

“‘런닝맨의 이광수’로 널리 알려져서인지 작품에서 제가 슬픈 연기를 할 때 몰입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물론 이해합니다. 그래도 모든 평가와 상황을 다 염두에 두고 할 수는 없잖아요. 최선을 다 할 뿐이죠. ‘런닝맨’의 이광수도 있고, 작품 속 이광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지난 10년간 과감한 연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알렸고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다.

“시트콤 때 김병욱 감독님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죠. 하하! 10년 동안 생각도 많아지고 책임감도 커졌어요. 10년 전보다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됐다고 할까요. 즐기면서 일하고 싶죠. 그런데 잘 안돼요. 사실 10년 전 상상한 것보다 지금 제 위치는 상상 이상이긴 해요. 하하!”

고민이 생길 때면 그는 조인성이나 배성우 같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곤 한다. 김기방, 임주환 등도 ‘특별한 형제’로 통한다. “일하면서 마음을 터놓고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생길지 몰랐다”는 그는 “관계가 점점 깊어지면서 의지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행복”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신하균과 이솜을 새롭게 만나 각별한 사이가 됐다. 영화를 촬영한 4개월 동안 일정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만나 음악을 듣고,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쌓은 서로를 향한 믿음이 영화에 고스란히 배어난다.

“자꾸 자존감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웃음), 지금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어요. 하하!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감사하죠. 사람들이 늘 저를 궁금해 하면 좋겠어요. 연기 욕심도 생겨요. 많은 분이 이야기하는 ‘조커’ 악역도 한 번쯤 해보고 싶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