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돼 11년 전 후원해 준 ‘키다리 아저씨’ 생명 구한 소녀

황지혜 기자
황지혜 기자2019-04-24 17: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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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의 도움으로 의사가 된 여성이 11년 전 자신을 도운 ‘키다리 아저씨’의 목숨을 구했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탄정화(谭正华)와 친링(覃玲). 두 사람은 2008년 중국을 강타한 쓰촨대지진 당시 우연히 만났다.



쓰촨대지진으로 붕괴한 집들.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친 씨는 당시 갓 가오카오(高考·중국의 대학 입학 시험)를 마친 학생이었다. 공부는 잘 했지만 집안 형편은 넉넉치 않았다. 집에는 장애인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그리고 두 여동생이 있었다.

더구나 대지진으로 낡은 집까지 부서져 친 씨 가족은 이웃집에 더부살이를 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친 씨의 형편을 우연히 알게 된 탄 씨는 농민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던 자신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 “후원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그는 친 씨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네고 가오카오 성적이 나오면 꼭 연락하라는 말을 남겼다.


얼마 후 탄 씨는 친 씨의 아버지로부터 딸의 대학입학 지원서 작성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탄 씨의 지도하에 친 씨는 쓰촨의학원 임상의학과에 진학했다. 입학 첫 해에는 7000위안(한화 약 120만 원)의 학비도 지원했다. 입학만 도운 것은 아니었다. 친 씨가 대학에 다니는 5년 동안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생활비를 지원해주고, 두 여동생도 후원했다.

출처 | ⓒGettyImagesBank
그렇게 11년이 지난 현재, 친 씨는 쓰촨 화시병원(华西医院)에서 안과의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탄 씨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19일 직장에서 회의 중이던 탄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인근 병원에 도착해정신을 차린 탄 씨는 뇌동맥류라는 진단을 들었다. 의사는 위급한 상태라며 병원을 옮길 것을 조언했고 이에 탄 씨는 화시병원으로 옮기며 링 씨에게 상태를 알렸다.

2시간동안의 응급치료 덕에 탄 씨는 개두수술 없이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특별한 후유증도 보이지 않았다.


출처=sohu.com
이후 탄 씨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당시 아내가 먼 곳에서 있었고 아버지는 글을 몰랐기 때문에 친 씨와 그의 남편이 모든 치료 과정을 함께 해주었다고 말했다. 친 씨 부부는 탄 씨의 입원 수속을 돕고, 검사에 동행하고, 격려를 건네며 새벽까지 병상을 지켰다.

탄 씨는 “11년 전 친링의 공부를 도왔을 뿐인데 11년 후 그가 내 목숨을 구했다”며 “이 이야기를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도록 독려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