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정치는 무리” 日 보궐선거 때아닌 성차별 논란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4-24 16: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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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witter(@juiceBeams)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벽보가 게시돼 논란을 빚었다.

오키나와는 4월 21일 중의원 공석을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를 실시했다. 후보자 야라 토모히로(屋良朝博·56)과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54)는 현안에 대한 태도나 정치적 견해 면에서 완전히 극과 극이라 갈등을 빚어 왔다. 현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오키나와 주둔 미군 일부 병력을 제3지대 일부인 나고 시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무소속 야라 후보는 반대하는 반면 자민당 소속인 시마지리 후보는 찬성했다.



이처럼 서로 정반대인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하게 ‘성별’을 두고도 대립하는 모양새가 됐다. 최근 오키나와 시내 곳곳에 나붙은 벽보에는 “여성에게 정치는 무리(女は政治は無理)”, “여성은 부엌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적혀 있다. 4월 12일 이후로 발견된 이 벽보들은 야라 후보의 지지자나 시마지리 후보의 반대세력이 붙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마지리 후보는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라며 분노했으며, 야라 후보 측도 비뚤어진 지지 방법은 환영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오키나와 시민들도 선거 기간에 시대착오적인 홍보물이 나붙은 상황에 황당해하고 있다. 한 시민은 15일 트위터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이것은 여성 차별이다. 이게 데니 지사(현 오키나와 지사)가 목표하던 오키나와인가? 이런 오키나와로 괜찮은가”라는 글과 함께 전신주에 부착된 문제의 포스터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되자 오키나와현 선거관리위원회는 불법 포스터와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흑색선전 논란이 있었으나 결과는 범야권 지지를 받은 야라 후보의 승리였다. 미군기지 이전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뜻이 표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지 언론 주니치신문은 "집권당인 자민당이 보궐선거에서 10년 만에 패배한 것은 유권자들이 장기집권에 지쳤다는 증거"라며 아베 정권은 민심을 받아들여 나라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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