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자 무모한 실험…원숭이 뇌에 인간 유전자 심어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4-12 17: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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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성탈출’(사진) 시리즈는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해 인간이 만든 바이러스를 주입받은 유인원들이 사람처럼 지능이 높아져 결국엔 지구를 지배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영장류 중에 인간만이 높은 지능을 갖게 된 것은 미스터리다. 전화 과정에서 어떤 계기로 인간은 비약적으로 지능이 발전했고, 그 결과 똑바로 서서 쟁기를 들고 밭을 갈고, 집을 짓고, 문명을 창조해 냈다. 반면, 다른 영장류들은 여전히 나무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재 중국 과학자들은 인간 뇌 유전자의 일부를 가진 원숭이를 탄생시켜 진화적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의 유전자를 조작했다는 점에서 생명 윤리 논쟁이 불붙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지는 지난 4월 10일(현지시각) 중국 쿤밍 동물학 연구소의 빙 수 박사 연구팀이 인간의 두뇌 발달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유전자를 가진 원숭이를 탄생시켰다고 전했다.

연구자들은 인간의 ‘MCPH1’ 유전자를 11마리 히말라야 원숭이에 삽입했다. 이 원숭이들은 일반 원숭이들보다 반응 시간이나 단기 기억이 훨씬 좋았다. 모니터에 특정한 색·모양을 제시했다가 같은 걸 맞히면 보상하는 단기 기억력 테스트에서 일반 원숭이보다 현저하게 나은 결과 치를 보였다. 다만, 뇌 크기는 다른 원숭이들과 차이가 없었다.

빙 수 박사는 “원숭이를 이용해 인간의 인식 진화를 이해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쿤밍 동물연구소와 중국 과학 아카데미, 미국의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연구는 3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실렸다.

과학계는 이 연구가 생명 윤리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에 협력한 과학자 한 명을 비롯해 서양 과학자들은 이 실험이 “무모하다”라고 말하며, 영장류 유전자 변형 실험의 윤리 문제를 따졌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유전학자 제임스 시켈라 교수는 테크놀로지 리뷰에 “뇌 진화와 연관된 인간 유전자를 연구하려고 형질전환 원숭이를 사용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이 실험이 동물에 대한 생명 경시로 나타나고 곧 더 극단적인 수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를 담은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마틴 스타이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나는 중국 학생들에게 뇌 영상에서 뇌 크기를 추산하는 방법을 가르쳤을 뿐이다. 논문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콜로라도 대학의 생명 윤리학자인 재클린 글로버 교수는 “영화 ‘혹성탈출’을 보라”라며 “그들을 인간처럼 만드는 것은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들은 어디서 살고 뭘 할 것인가? 어떤 맥락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없는 존재는 창조하지 말라”라고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말했다.


수 박사는 유인원이 인간과 너무 가깝도록 뇌를 변형해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원숭이와 인간은 2500만 년 전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들의 유전자는 우리와 가깝지만 수천만 가지의 차이점이 있다. 원숭이가 원숭이 이상이 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유전자 몇 개만으로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영장류를 이용한 연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영장류 이용 실험에 대한 규제가 없다.

RSPCA(영국 왕립 동물 학대 방지 협회) 대변인은 더 선에 “이 연구는 윤리적, 동물적 복지 및 과학적 문제가 너무 많이 간과 돈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전자 변형 영장류를 만들고 실험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대중은 이런 유형의 연구에 대한 윤리적 통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또한 누군가, 어딘가에서 과학의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