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족 10명중 7명 “양육비 한푼도 못받았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12 11: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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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족 10명 중 7명은 전 배우자에게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육비를 받도록 도와주는 국가 제도가 있지만 상당수가 ‘전 배우자와 얽히기 싫다’는 이유로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비(非)양육 부모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

4월 11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홀로 자녀를 키우는 이혼·미혼 남녀 중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비율은 73.1%에 이른다. 2012년 조사 때 83%보다 비율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양육비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지급받는다고 답한 비율은 2012년 5.6%에서 지난해(2018년) 15.2%로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정부는 2014년 ‘양육비 지원법’이 통과돼 2015년부터 ‘양육비 이행관리원’ 제도가 생긴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양육비 이행관리원은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를 위해 채무자와의 협의 중재와 법률 상담, 소송 지원, 채권 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직접 양육비 소송에 나서기 어려운 한부모 가족들을 위해 사법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양육비 이행관리원이 받아낸 양육비는 40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한부모 가족들이 양육비 이행관리원 제도 활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44.9%에 달했다. 2015년 28%에 비해 제도 인지도가 크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하겠다’고 밝힌 한부모 가족은 17%에 불과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면서도 국가의 도움을 받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양육 부모와 얽히는 것이 싫어서’(42.7%)였다.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24.8%에 달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비양육 부모가 재혼한 뒤 배우자의 명의로 재산을 돌려버리는 등 편법을 쓰면 소송을 통해 양육비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며 “장기간 소송으로 진이 빠진 양육 부모 쪽에서 결국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양육비 지급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회에는 양육비 미지급자의 출국을 금지하고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등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양육비 이행법’ 개정안 2건이 계류돼 있다.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 가구들이 모인 ‘양육비 해결모임’ 소속 회원 250명은 2월 “양육비 미지급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월 12일 열릴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양육비 채무자의 양육비 지급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