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만간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트럼프 “北입장 조속히 알려달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12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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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서 있는 북한 비핵화 논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제재 완화 등은 없다’고 못박은 것.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 등 향후 대화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열어두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조기 수확’ 등의 단계별 보상 조치 전략이 곧바로 실현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자세히 들은 문 대통령에게 곧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설득할 계획이다.



  한미 정상은 4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논의했다. 116분 간의 회동에서 두 정상은 “‘톱 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데 동의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남북미 정상 간 외교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은 물론 남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다만 개최 여부에 대해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 등의 보상책을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계속해서 대북 제재는 유지될 것이다”며 “현 수준의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하며, 적정 수준의 제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미국이 먼저 보상책을 내놓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기 수확(early harvest) 등 청와대가 구상하는 단계별 보상 전략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가급적 조기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여러 방안에 대해 매우 허심탄회한 협의를 했다”고만 설명했다. 미국의 지지를 아직 얻어내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이번에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곧 김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접촉을 통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

  만약 남북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네 번째 회동이 된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 등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화 동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남북 정상회담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말과 6월말 두 차례 일본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와 맞물려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워싱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