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부족한 남성리더가 여성보다 높은 성과 거두는 까닭은…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15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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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의 남녀 불평등은 국내외 경영학계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지는 주제로 최근에는 리더십 분야로까지 연구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에서 남성과 여성의 리더십이 어떻게 다른지, 개인의 역량과 관계없이 성별에 따라 성과에서 차이가 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차별적인 제도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사회문화적 통념이나 선입견에 기인한 것인지가 요즘 학계의 관심사다.

여러 연구결과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기 확신, 도전정신, 위험 감수 성향이 강해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남성 리더 위주의 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 역시 여성 리더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리더는 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남자가 여자보다 강하다’는 고정관념이 있고, 이로 인해 여성 리더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평가가 내려지곤 한다.



최근 미국 듀크대와 위스콘신대 연구진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48개 주 1만여 명의 벤처기업가를 조사해 이런 고정관념을 확인했다. 이들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남성 기업인들은 객관적인 역량이 조금 부족하다 해도 여성 기업인들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환경이 남성 리더에게 좀 더 관대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다. 실력이 부족한 남성도 편안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녀 직원들이 혼재된 산업보다 한쪽 성별의 수가 지배적으로 많은 산업에서 남성 리더의 성공 확률이 더 높았다. 성별이 단일화된 집단에서는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심지어 화장품 회사처럼 여성이 훨씬 많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이 주로 기혼자들로 구성된 경우에도 남성 리더에게 유리했다. 기혼자들은 독신자들보다 남녀 성별에 따른 전통적 역할 구분을 더 많이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성별 역할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환경일수록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남녀 간 리더십과 이에 따른 성과의 차이는 개인의 역량 외에도 사회적 기대치나 편견과도 연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꼭 어떤 나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랜 기간 남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고착된 상황이라면 남성 리더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로서 단기간에 수정해 낼 수 없는 사회적 관습과 관념의 잔재물이다. 따라서 좀 더 근원적인 전략과 접근을 통해 개선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필요한 논쟁과 제도적 방안 마련에 집착하기보다는 남녀 직원 수를 균형 있게 유지하고 능력으로 평가받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