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뒤 남은 음식, 결식 학생에게 주자” 美 학교의 시도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4-08 15: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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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초중고 학생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점심시간. 급식이 맛있는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기대감도 큽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낸 뒤에는 남는 음식이 생기게 마련인데요. 위생적인 조리환경에서 갓 만들어진데다 아예 배식되지도 않아 깨끗한 음식이지만 그대로 폐기처분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 인디애나 주 엘크하트 시 우드랜드 초등학교에서는 이렇게 배식하고 남은 학생식당 음식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사정 상 보호자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주중 낮에는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있지만 저녁이나 주말에는 아무렇게나 한 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기까지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끗하게 포장된 음식을 집 냉장고에 보관하면 주말에도 영양 균형이 잘 맞는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음식 나눔 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추진 중인 교직원 나탈리 비켈(Natalie Bickel)씨는 CNN에 “소식을 들은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 우리 교직원들도 일이 성사돼서 정말 기쁘다. 몇몇 직원은 감동해서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비켈 씨는 인근 학교 21곳에도 음식 나눔 프로그램이 전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우드랜드 초등학교는 음식 나눔을 실천하는 지역 모임 ‘컬티베이트(Cultivate)’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학교, 병원, 동네 식당 등 뜻을 함께하는 단체 및 자영업자들과 연계해 활동 중인 컬티베이트는 매 주 월·수·금요일마다 정성껏 만들었지만 배식되지 않은 음식들을 깔끔하게 포장해 음식이 필요한 곳에 나누어 줍니다.

컬티베이트 공동창립자 랜디 Z씨는 “초등학교 식당에서 받아온 신선한 채소, 노트르담대학에서 나눈 고기, 지역 카지노 식당에서 보내 준 밥, 면, 감자 같은 탄수화물로 균형 잡힌 한 끼 음식이 완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랜디 시는 미국 내 다른 도시에서도 음식 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마련한 음식을 배달해 주면 가난한 아이들도 굶주리지 않고 기운차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 정말 멋진 일 아닌가”라며 뿌듯해 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