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손’… 역사를 쓰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5 12: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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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화려한 불꽃이 토트넘의 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하늘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뉴 화이트 하트 레인’이라고도 불리는 새 구장은 6만2062석 규모다. 런던=AP 뉴시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길었던 침묵은 이 한 골을 위해서였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7)의 득점 본능이 깨어났다. 더구나 새 안방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첫 골이다. 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을 ‘역사를 쓴 사람(History maker)’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구장에서 역사를 만들겠다”고 했던 손흥민은 그 약속을 지켰다.

손흥민은 4월 4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31라운드에서 후반 1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넘겨 준 공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받은 뒤 수비수들을 제치고 중앙으로 파고들어 왼발로 마무리했다. 리그에서는 2월 10일 레스터시티전 이후 6경기 만에 터진 12호, 시즌 전체로는 2월 14일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이후 7경기, 49일 만에 나온 17호 득점이다. 토트넘은 후반 35분 에릭센이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리그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을 끊었다. 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은 1골 1도움을 기록한 에릭센(8.5점)에 이어 손흥민에게 평점 8.4점을 줬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토트넘(승점 64·21승 1무 10패)은 아스널(승점 63·19승 6무 6패)에 잠시 내줬던 3위를 되찾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7)이 4월 4일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새 안방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첫 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 중이던 토트넘은 후반 10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로 2-0으로 승리했다. 런던=AP 뉴시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뉴 화이트 하트 레인’이라고도 불린다. 1899년부터 안방으로 쓰던 구장이 ‘화이트 하트 레인’이었다. 토트넘은 120년 가까이 쓰던 구장 대신 새 구장을 지으면서 지난 시즌부터 웸블리 스타디움을 안방으로 사용해왔다. 6만2062석 규모의 새 구장은 지난해 8월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완공이 늦어졌다. 토트넘은 공식 개장 경기를 앞두고 2차례 테스트 경기를 치렀다. 새 구장은 EPL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방 올드 트래퍼드(7만4994명)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을 교체했다. 팬들은 벤치로 돌아가는 손흥민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구단을 포함해 이런 기회를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내가 잘했다기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승리가 남은 시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소식은 현지뿐 아니라 미국 언론도 비중 있게 다뤘다. CNN은 “13억 달러(약 1조4776억 원) 경기장을 오픈한 토트넘이 관중 5만9215명 앞에서 손흥민의 선제골에 힘입어 크리스털 팰리스를 이겼다”는 기사와 함께 손흥민의 현지 인터뷰를 전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