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총새우로 잠수함 탐지하고, 주머니쥐로 지뢰 제거하고…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5 11: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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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산회사 레이시언은 딱총새우가 집게발을 튕겨내는 210dB(데시벨)의 엄청난 소음을 잠수함 탐지에 쓰는 연구를 하고 있다. 앨버타대 제공
미국 방산회사 레이시언 산하 연구소인 BBN 테크놀로지스는 딱총새우를 활용해 잠수함을 탐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딱총새우는 수 cm에 불과한 크기지만 바닷속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생물 중 하나다. 집게발을 튕기면 210dB(데시벨)의 엄청난 소음이 나는데 이를 이용해 먹이를 기절시켜 사냥한다. 미국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낸 새턴V 로켓의 발사 소음과 비슷한 세기다.

잠수함 탐지에는 ‘소나’ 기술이 활용된다. 수중에 인공 음파를 쏴서 잠수함에 맞아 되돌아오는 음파를 탐지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이를 딱총새우가 내는 소리로 대신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새우가 내는 소리는 자연산 음파이기 때문에 탐지를 당하는 쪽에서는 감지를 당했음을 알 수 없다. 미 해군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잠수함을 일본의 항구로 은밀히 잠입시킬 때 소음을 숨기기 위해 딱총새우 떼를 활용한 일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속적 해양 생물 센서’ 프로그램 연구과제 중 하나다. DARPA는 해양 생물의 장점을 활용한 감지 및 탐지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2월 발표했다. 5개 연구팀에 총 4500만 달러(약 513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생물을 활용함으로써 탐지하는 것을 숨기고, 더 넓은 범위의 감지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프로그램이 탄생한 배경이다.

PALS에는 다양한 해양 생물이 활용된다. 로런트 셰러빈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교수팀은 식용으로도 쓰이는 ‘골리앗 그루퍼’가 만든 저주파로 잠수함의 동태를 파악하려 한다. 성체가 되면 길이 2.5m, 무게 300kg이 넘는 이 물고기는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주변을 위협한다. 잠수함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활동 패턴을 바꾸는 흑해 농어, 잠수함의 자기장에 반응하거나 빛을 뿜는 미생물도 새로운 감시 체계로 연구되고 있다.


지상에서는 쥐가 지뢰 탐지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 ‘아포포’는 아프리카주머니쥐를 훈련시켜 세계 각지에서 지뢰 폭발물을 탐지하고 제거해 왔다. 아프리카주머니쥐는 후각이 인간에 비해 1억 배 이상 뛰어나고, 무게가 1.5kg으로 가벼워 지뢰를 밟아도 터질 가능성이 없다. 개나 사람이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게 아포포 측의 설명이다. 실적도 냈다. 모잠비크에서 20만 개, 캄보디아에서 4만5000개의 지뢰를 제거했다. 아포포는 지난 3월 20일 군 병력을 투입했을 때보다 작업 속도가 20배로 빠른 반면 비용은 5분의 1 수준이라며 비무장지대(DMZ)에 깔린 지뢰 제거에 주머니쥐를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