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관계자, 지난 9월 한국 찾아 “선박 제재 준수하라” 경고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5 10: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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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 억류된 유엔 대북제재 위반 의심 선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관계자들이 지난해(2018년) 9월 경 한국을 방문해 국내 해운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과 관련해 “제재를 준수하라”며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전문가패널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유엔 회원국들에게 보고하는 조직이다.

복수의 외교소식통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관계자들은 지난해(2018년) 9월 세종시 해양수산부에서 해상 유류 환적과 관련된 국내 선사들 5곳의 관계자들을 불러 불법 환적 등과 관련해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에 북한에 불법으로 경유를 건넨 혐의로 부산항에 억류된 선박 파이오니어 호를 운영하는 D사 관계자도 참석했다. 회의에 소집된 한 선사의 관계자는 “국내 선박들의 제재 위반에 대한 일종의 조사가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유엔 대북제재 핵심 관계자들이 방한해 불법 환적과 관련된 메시지를 던진 만큼 해수부도 적극적으로 주의 촉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북한 선박으로 의심되는 배들에 유류를 공급하지 말라는 공문이 (이후) 많이 왔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제대로 작동시키라는 권고사항이 특별히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을 의식한 우리 당국이 단속에 나섰음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한국 선박의 제재 위반 의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씻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3월 21일 ‘대북제재 주의보(Advisory)’를 발표하고 한국 선박인 ‘루니스호’를 북한 선박과 불법 환적 거래를 하는 ‘의심 대상 목록’에 올렸다. 복수의 한국 선박에 대한 미 정보당국의 추적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들이 방한해 불법 환적 주의를 강조했던 시기는 미국 재무부가 국내 은행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대북제재 이행을 준수하라고 요청했을 때와 비슷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유엔이 한국을 ‘대북제재 구멍’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1년에 한국을 한 두차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을에도 정기적인 방문 일정을 기회로 삼아 대북 제재를 지키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소식통은 “유엔 전문가패널이 한국을 찾으면 관계부처와도 협의를 하지만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