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아기, 어린이집서 사과 먹다 질식…전신 마비 후유증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4-04 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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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하나 레나타 군. 사진=stuff.co.nz
22개월 된 뉴질랜드 아기가 어린이집 간식 시간에 질식해 쓰러진 뒤 전신 마비 후유증이 남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건이 알려졌다.

현지 매체 뉴질랜드헤럴드, 스터프(Stuff)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북섬 로토루아의 어린이집에 다니던 네이하나 레나타(Neihana Renanta)는 지난 2016년 5월 31일 간식 시간에 사과를 먹다 목에 걸리는 사고를 당했다. 교사들이 즉각 달려와 응급처치를 시도했으나 아이는 30분 동안이나 심정지 상태에 놓였고, 불행 중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으나 후유증으로 뇌성마비가 오고 말았다. 아침에 건강한 모습으로 등원한 아이가 평생 남의 간호 없이는 스스로 밥조차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부모는 충격에 빠졌다. 사고로부터 3년 가량 지났지만 네이하나는 여전히 24시간 집중 돌봄이 필요한 상태다.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간식을 먹다가 사고를 당한 어린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에는 14개월 된 아기 코리 다우니-보이트(Kory Downie-Boyte)가 사과를 먹다 기도가 막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코리의 어머니는 ‘이런 비극이 또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교육부에 어린이집 안전규제 강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자기 자식을 잃은 슬픔 가운데서도 더 많은 아이들을 걱정한 어머니들의 노력 덕분에 어린이집 가이드라인은 개정됐지만 법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네이하나 군 사망사고가 일어난 어린이집 재단은 2017년 3세 미만 유아들에게는 껍질을 완전히 벗긴 뒤 익혀서 곱게 갈거나 으깬 음식만을 먹이도록 안전수칙을 바꾸었다.

최근 소아과 전문의 사라 알렉산더(Sarah Alexander)씨는 일련의 사고를 거론하며 유아 음식제공 안전수칙이 애초에 법으로 명시돼 있었다면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했다. 잘 씹지 못하는 유아도 문제없이 삼킬 수 있는 유동식을 먹였더라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음식을 먹다 사고를 당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2018년 5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4~2016년간 질식으로 사망한 어린이는 114명에 달했다. 특히 0세 영유아 사망원인 1위는 질식으로 꼽혔다. 침대에서 베개나 침대보, 보호자 몸에 눌려 숨을 쉬지 못 해 사망한 경우가 34.2%로 가장 높았으며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숨진 경우 또한 16.7%에 달했다. 씹는 힘이 약하고 식도가 좁은 아이들에게는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 대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는 것이 안전하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