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교육 2시간뿐…돌보미 자격 정지 돼도 1년 안에 복귀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4-04 1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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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캡처
여성가족부가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소속 돌보미 김모 씨(58·여)가 지속적으로 영아를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돌봄서비스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아동학대가 발생해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지 않는 데다 돌보미에 대한 교육도 부실하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4월 3일 여가부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아이돌봄서비스에서 파견된 돌보미가 아이를 학대해 문제가 발생해도 신고나 상담은 경찰서나 지역센터에 해야 했다. 여가부가 만 12세 이하 아동의 가정에 아이돌보미를 파견해 돌봐주는 이 서비스의 운영 주체지만, 관리는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222개 민간 위탁기관을 지정해 일임했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를 민간 위탁기관에 신고해도 지자체를 통해야만 여가부에 보고된다. 여러 보고 단계를 거치면서 아이 팔에 든 멍 등은 사소한 일로 여겨지며 아동학대가 감춰지는 일이 발생한다.

돌보미들을 상대로 한 ‘학대예방 교육’도 부실하다.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양성 및 보수 교육과정’ 고시를 통해 80시간 돌보미를 교육해야 한다. 이 중 아동학대 관련 교육은 2시간뿐이다. 아동학대로 자격정지 된 돌보미가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이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면 아이돌봄지원법에 따라 돌보미는 1년 이내 범위에서 자격이 정지된다.

하지만 정지 기간이 끝난 후 보수교육만 받으면 다시 돌보미로 활동할 수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격정지 된 아이돌보미 58명 중 15명이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다. 복귀를 할 수 없는 ‘자격 취소’는 돌보미가 아동보호법으로 처벌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아야 가능하다.


이에 여가부는 4월 8일 아동학대 온라인 신고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지만 2007년 돌보미 제도가 생긴 지 10여 년 만에 이뤄진 조치라 ‘뒷북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3일 서울 금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금천경찰서는 오전부터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7시간여 동안 조사를 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김 씨가 2월 27일부터 3월 13일까지 34건의 아동학대를 저질렀으며, 많게는 하루에 10건 넘게 학대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자신이 한 행위가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사지원 4g1@donga.com·김하경·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