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자보, 金 화법으로 北 조롱…문제 삼으면 독재”

박태근 기자
박태근 기자2019-04-02 11:30:50
공유하기 닫기
'김정은 서신' 형태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전국 대학에 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만약 이 대자보들을 풍자물이 아니라 진짜 이적물이나 모욕, 명예훼손의 건으로 다룬다면 그야말로 독재다"고 밝혔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4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아니면 어떤 이유가 있어서 유머감각을 상실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대체 이 대자보가 누구를 모욕했으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나?. (대자보는)김정은과 북한의 화법을 이용해 북한을 조롱한 것이고, '비판하면 무조건 자유한국당 알바로 매도하라' 와 같은 풍자용어는 현 세태를 정확하게 짚어냈고 당신들의 행동강령 아닌가"라며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아니라면 김정은과 북한을 비판할 자유를 국민들에게 허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물론 너무 적나라 하게 이번 정권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조롱했으니 굳이 따지자면 이해찬 대표의 생각처럼 사라진 "국가원수 모독"죄는 적용 될 수도 있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평소에 (풍자 작품)V for vendetta 프로필 사진을 달고 다니면서 현인인 양 하던 자들이 이 건에 대해서 어떻게 발언하는지 살펴 봐야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31일부터 전남 대학가를 시작으로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대학가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편지 형식의 대자보가 붙었다.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대자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인민의 태양'으로 부르며 '혁명을 비판하면 무조건 자유한국당 알바로 매도하라' '평화·인권 등 아름다운 용어를 사용하고 상대는 막말·적폐·친일로 몰아라'는 일부 여권 지지층의 행태를 풍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자보를 게시한 단체는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과 같은 이름으로 표기돼 있지만 경찰은 문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반(反)정부 기조의 단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CCTV 등을 통해 게시자를 특정 중"이라며 "내용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법리를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