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면한 김은경 전 장관 “앞으로 조사 열심히 받겠다”

김혜란 기자
김혜란 기자2019-03-26 09: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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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전 장관. 사진=뉴시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월 26일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객관적인 물증이 다수 확보돼 있고 피의자가 이미 퇴직해 관련자들과는 접촉하기가 쉽지 않게 된 점을 비춰, 증거인멸 및 도주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부장판사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청구하고 표적 감사를 벌인 혐의는 최순실 일파의 국정농단과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 및 감찰권이 적절하게 행사되지 못해 방만한 운영과 기강 해이가 문제됐던 사정이 있다”며 “새로 조직된 정부가 해당 공공기관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인사수요파악 등을 목적으로 사직의사를 확인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임원에 대한 복무감사 결과 비위사실이 드러나기도 한 사정에 비춰 볼 때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고인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들의 임명에 관한 관련 법령의 해당 규정과는 달리 그들에 관한 최종 임명권, 제청권을 가진 대통령 또는 관련 부처의 장을 보좌하기 위해 청와대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임원추천위원회 단계에서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내정하던 관행이 법령 제정 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직권남용의 고의나 위법성 인식이 다소 희박해 보이는 사정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전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전 장관은 풀려나 귀가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33분께 구치소를 나와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앞으로 조사 열심히 잘 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청와대 등 윗선 개입을 인정하냐’, ‘산하기관 임원 사퇴 지시했냐’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 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김 전 장관이 장관 재임 당시인 2017년 7월경부터 지난해 8월까지 청와대와의 협의 아래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인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및 위력·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기소할 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혜란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