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씨 부모 살해 피의자, 범행 뒤 흥신소 여러 곳 접촉…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9-03-22 09: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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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GettyImagesBank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33) 부모 살해 피의자 김모 씨(34·구속)가 범행 직후와 3주간의 도피 기간에 여러 곳의 흥신소와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3월 17일 경기 수원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흥신소 직원을 만나려던 참이었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흔적을 지우는 등의 사건 뒤처리를 흥신소에 의뢰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김 씨가 연락했던 복수의 흥신소 관계자를 3월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 씨로부터 어떤 일을 의뢰받았는지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분석해 여러 흥신소와 수차례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씨는 지난달 25일 안양의 이 씨 부모 집에서 범행 직후 흥신소에 뒷수습을 의뢰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범행 당일 이 씨 부모에게 가짜 압수수색 영장을 내밀고 수사관을 사칭하며 집에 침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새벽에는 대리기사를 이 씨 부모의 아파트로 부른 뒤 이 씨 아버지의 벤츠 차량을 경기 화성시 동탄의 자기 어머니 집 지하 주차장으로 옮겼다. 김 씨는 대리기사에게 자신의 렉스턴 차량으로 따라오게 한 뒤 다시 범행 현장으로 돌아갔다. 이후 김 씨는 벤츠 차량을 경기 평택의 창고 안에 숨겨두고 창고 뒤에서 물건을 태웠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이후 증거를 은닉하는 과정에서 흥신소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본보가 만난 창고 인근 주민들은 2월 말∼3월 초 수상한 남자들이 창고를 여러 번 드나드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A 씨(74)는 “남자 2명이 하얀 외제차와 검은색 차량을 타고 창고로 온 걸 봤다”며 “남자 혼자 올 때도 있고 두 명이 올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B 씨(56)는 “하얀 마스크를 쓴 남자가 창고 뒤에서 혼자 뭔가를 태웠는데 지독한 냄새가 났다”고 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21일 안양동안경찰서를 찾아 현금 2억5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수사팀에 제출했다. 김 씨가 이 씨 부모 집에서 훔친 돈가방에는 이 씨 동생(31)이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의 수입자동차 전시장에 하이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팔고 받은 20억 원 중 현금으로 받은 5억 원이 담겨 있었다. 범행 후 김 씨는 경호원으로 고용한 중국동포에게 돈을 일부 나눠주고 가방을 동탄의 어머니 집으로 가져갔다. 어머니는 김 씨가 가져온 돈이 범죄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어 전전긍긍하다가 변호인의 설득으로 경찰서를 찾아 자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고용한 공범들인 박모 씨(32) 등 중국동포 3명은 범행 후 택시를 타고 인천의 집으로 가 짐을 꾸린 뒤 중국 칭다오행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바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텔에서 일해 온 박 씨는 김 씨가 구인정보 사이트에 올린 경호원 모집 글을 보고 연락했고, 나머지 2명은 박 씨의 지인이라고 한다. 경찰은 20일 이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조동주 djc@donga.com / 안양=김은지 / 평택=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