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버지, 딸도 암 걸리자 “난 치료 안 받겠다”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3-18 15: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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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人民日報
“내 딸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나는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은 아버지의 사랑이 네티즌들을 울렸습니다.

중국 허난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순잉(孙莹·21)씨는 지난 2015년 림프종(lymphoma)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은 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이었습니다. 부녀가 1년 간격으로 암 진단을 받자 집안 사람들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순 씨의 항암치료비도 겨우 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딸까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가족들은 ‘그럴 수는 없다. 둘 다 치료해 보자’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그는 자신에게 쓸 치료비를 딸인 순잉에게 써 달라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의 몸에 퍼진 암세포는 치료를 그만두자마자 급속도로 전이됐고, 순 씨는 2015년 12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은 딸 순잉씨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30여 차례의 화학치료를 받았고 방사선 치료도 20번 넘게 견뎌냈습니다. 심지어 이 모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학교도 다녔고 우수한 성적마저 유지했습니다.




사진=人民日報
머리가 모두 빠지고 체력이 급속도로 저하되는가 하면 45kg였던 체중도 순식간에 63kg까지 늘었지만 순 씨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는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았기에 학교 친구들은 순 씨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한참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순조롭게 나아가는가 싶던 병이 재발하기를 세 차례나 반복하자 굳건하던 의지도 잠시 흔들렸지만,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특히 학교 친구들이 모금해 준 10만 위안(약 1685만 원)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순 씨는 현지 매체 소후닷컴에 “마음이 약해질 때도 있었지만 모두가 날 응원하는 걸 보니 포기할 생각이 사라졌다. 아버지도 날 살리려고 돌아가셨는데 내가 죽기라도 하면 혼자 남겨질 어머니는 어떻게 하겠나. 그런 생각을 하니 이를 악물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긍정적인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투병일기 만화를 그린다는 순 씨는 체력을 기르며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