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망의 직업이던 ‘변호사·의사’도 유튜버 되는 이유

soda.donga.com2019-03-17 18:00:01
공유하기 닫기
학창 시절 누구나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서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일자리를 가져야 인생이 핀다”는 조언을 여러 차례 들어봤을 것이다.

선망의 대상이자 부러움을 사던 전문직 종사자들이 최근 ‘유튜버’로 변신하고 나섰다.

동네 형 같은 의사 유튜버
‘닥터프렌즈’ 유튜브 방송 장면.
명세를 타고 있는 대표적인 전문직 유튜버 중 하나로 ‘닥터프렌즈’를 꼽을 수 있다. 닥터프렌즈는 오진승(정신건강의학과), 우창윤(내과), 이낙준(이비인후과) 등 의사 3명이 운영하는 유튜브다.

영상에는 의사의 연봉, 의대 생활 등 의사와 관련된 이야기나 의학 관련 상식이 주로 담긴다. 병원에서 차가운 표정을 머금은 채 어려운 의학 용어를 쏟아내는 의사와는 전혀 다른, 마치 친근한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지난해 12월 닥터프렌즈에 ‘마약’을 주제로 올라온 영상은 당시 개봉한 영화 ‘마약왕’ 이야기와 함께 실제 마약의 성능과 문제점을 파헤친다. 조회 수가 26만에 이르렀다. 현재 닥터프렌즈는 약 1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절세미녀와 킴변
절세미녀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절세미녀’를 운영하는 김희연(디자인택스 대표) 회계사는 세금 종류, 절세와 탈세의 차이 같은 지식성 정보와 홈택스 사용법, 사업자등록방법, 부가세 신고, 연말정산 등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절세 비법을 전한다.

‘절세미녀’의 구독자는 1만 명 정도로 많지는 않다. 하지만 ‘부자 되는 세금상식 Tip’ 메뉴에 올라오는 주택임대소득, 부동산매매법인, 업무용 차량 절세 방법 등의 콘텐츠 조회 수는 수천~수만 회를 기록했다.

킴변 유튜브 캡처
변호사 유튜버 ‘킴변’은 지난해 12월 첫 영상을 올린 뒤 벌써 12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하며 인기 유튜버로 올라섰다. 킴변이 올린 첫 영상에는 변호사가 된 뒤 처음 출근해 재판 업무 등을 준비하는 내용이 담겼다. 킴변은 변호사가 되는 법, 공부법, 자신의 일상이 담긴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고태경 약사가 운영하는 ‘퇴경아 약먹자’, 권태혁·임청아 노무사가 운영하는 ‘임놈&권놈 노동법의정석TV’ 등 여러 전문직 종사자들이 유튜브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동아일보DB
전문직들, 직접 수익 얻기보다는 '브랜딩' 목적으로 유튜브 운영
과거나 현재나 전문직은 높은 소득과 명예를 가져다주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진 탓이다. 전문직 자체가 고소득을 보장하는 시대는 끝난 셈.

특히 변호사가 그렇다. 변호사 숫자가 3만 명을 내다보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신입 변호사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인턴 변호사 월급은 세전 150만 원 수준이다. 

ⓒGettyImagesBank
변호사와 함께 '전문직 쌍두마차'였던 의사도 상황이 좋지 않다. 동네병원 10곳이 개업할 때 8곳이 폐업(2013년 대한병원협회 조사)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유튜버로 나선 전문직 종사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불안한 수익을 보충하려는 것일까?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아니다. 유튜브로 직접 수입을 얻기보다는 오프라인 고객을 늘리고 관리하려는 브랜딩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글은 신동아 '의사·변호사·회계사는 왜 유튜버가 됐나'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