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조해서 동물병원 데려가니 “얘는 늑대인데요?”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2-25 11: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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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onian Land Animal Protection Union/Facebook
얼어붙은 강에 빠져 오도가도 못 하는 개를 구조해 동물병원에 데려간 남성들은 수의사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순둥순둥’ 하던 개는 사실 개가 아니라 늑대였습니다.

2월 20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신디 댐 근처를 걷던 로빈 실라메(Robin Sillamae)씨 일행은 강 위에 웬 개가 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강을 건너려다 얼음이 깨져 틈새에 발이 빠진 듯 했습니다.



로빈 씨 일행은 재빨리 개를 데리고 나와 옷과 수건으로 감싼 뒤 차에 태웠습니다. 온 몸에 얼음 조각이 달라붙은 개는 덜덜 떨고 있었지만 흥분하거나 공격성을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자신을 구해 준 은인들이라는 것을 아는 듯 한 눈빛이었습니다. 동물병원에 가는 동안 사람들의 다리에 편안히 기대 선잠을 자기까지 했습니다.



Estonian Land Animal Protection Union/Facebook
‘이렇게 순한 녀석이 어쩌다 주인과 떨어져서 강에 빠졌을까’ 하며 안타까워하던 로빈 씨와 친구들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기겁했습니다. ‘개’를 살펴본 수의사가 “이 녀석은 개가 아니라 늑대 같은데요?”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소식을 듣고 온 지역 사냥꾼마저 늑대가 맞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구조된 늑대는 한 살 정도 된 비교적 어린 개체였으며, 탈진 상태였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치료를 받은 뒤 안전사고에 대비해 입마개를 하고 우리 안에 들어간 늑대는 조용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BBC뉴스에 따르면 하루 동안 푹 쉰 늑대는 몸에 추적관찰용 GPS 장치를 달고 숲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에스토니아 동물보호 연합(EUPA)은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해 준 로빈 씨와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