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못생기게’ 표현한 죄? 패션기업 ‘자라’ 가 中서 욕 먹는 이유

celsetta@donga.com2019-02-20 11:52:05
공유하기 닫기
스페인에 기반을 둔 글로벌 패션기업 자라(ZARA)가 중국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화장품 광고에서 중국인을 ‘못생기게’ 표현했다는 이유였다.

자라는 2월 15일 공식 웨이보에 새로 나온 립스틱 광고를 올렸다. 제품 사진과 모델 징 웬(Jing Wen) 사진이 붙어 있는 광고 이미지를 본 중국 네티즌들은 회사의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자라는 일부러 얼굴에 주근깨가 많은 모델을 기용해 중국을 헐뜯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모델 표정이 기분 나빠 보인다거나, 서구인 관점에서 ‘동양적’으로 보이는 외모의 모델을 써서 인종 편견을 강화시킨 광고라는 등의 비난이 잇따랐다.



사진=자라 웨이보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동양 여성은 모두 흐릿한 눈매에 주근깨로 뒤덮인 못난 얼굴을 갖고 있는 줄 아나. 서양 기업들이 중국인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는 게 이제 지겹다”고 토로했다. 화장이나 디지털 보정으로 잡티를 없앴어야 한다거나 중국에서 패션 사업을 하고 싶으면 중국인들의 미의식에 부합하는 모델을 세우는 게 마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난이 거세지자 자라 측을 옹호하는 의견도 떠올랐다. 주근깨가 많다고 회사를 비난하는 것 자체가 고정관념과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들은 외모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개인의 외모적 특성을 결점이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사진 속 인물 징 웬은 중국의 유명 모델이다. 그는 지난 2016년 패션지 보그(Vogue)와의 인터뷰에서 주근깨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징은 “어릴 적에는 유독 주근깨가 많은 내 얼굴이 싫었다. 고등학생 때는 화장으로 가리고 다녔다. 하지만 점점 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됐고 이제는 주근깨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결국 자라 측은 “모델의 주근깨를 가리지 않은 건 악의적 행동이 아니었다. 일부러 ‘못생겨 보이게’ 만들 의도는 전혀 없었다. 우리는 모델 사진을 과하게 보정하지 않으려 한다. 보정 없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라 해명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