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에 패한 쿵후 고수… 50억 상금까지 걸었지만 ‘굴욕’

hwangjh@donga.com2019-01-17 18: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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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 무술가들의 굴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1월 12일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에서 열린 이종격투기 강사 쉬샤오둥(徐曉冬·40)과 중국 쿵후 대가 톈예(田野·56)의 대결에서 쉬샤오둥이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결과는 쉬샤오둥의 2라운드 TKO 승이었지만, 경기 시작부터 승부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링이 울리기 무섭게 주먹을 휘두르며 맹공을 이어간 것은 톈예였다. 하지만 그의 펀치는 쉬샤오둥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쉬샤오둥은 가드를 내린 채 일부러 얼굴에 펀치를 맞아주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고, 곧이어 로우킥과 빠른 펀치, 엘보우로 반격했다.

이내 톈예의 안면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심판은 잠시 경기를 중단시켰다. 톈예는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붕대로 응급처치를 했고 경기는 재개됐다. 그동안 쉬샤오둥은 카메라 앞에서 지루하다는 표정과 제스처를 취하며 쇼맨십을 선보였다.

이어진 경기 역시 일방적이었다. 쉬샤오둥은 여유롭게 톈예의 공격을 받아넘겼고, 결국 2라운드 시작 30여초 만에 TKO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편 쉬샤오둥은 지난 2018년 5월에도 태극권 고수인 웨이레이(魏雷)와 대결을 벌여 20초만에 KO승을 거둔 전적이 있는 인물이다.

문제는 그가 당시 “중국 전통 무술은 실전에서는 가치가 없다”는 인터뷰로 무술가들을 도발했다는 점이다.

이에 한 중국 재벌이 “쉬샤오둥을 이기는 무술가에게 3000만 위안(한화 약 50억 원)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무술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취지였다. 톈예의 경우 승리 시 3000만 위안을 받고 패배해도 300만 위안(약 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번 경기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자존심 싸움은 또 중국 전통 무술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많은 팬들은 여전히 중국 전통 무술의 자존심을 세워줄 무림고수를 기다리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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