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방송인, 아기띠 두른 ‘007’ 다니엘 크레이그 조롱해 논란

celsetta@donga.com2018-10-19 1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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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엄마가 할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은 이제 끝났지만, 아직도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Piers Morgan·53)은 최근 ‘007’ 제임스 본드 역으로 유명한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50)의 아기띠 두른 모습을 조롱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최근 득녀한 크레이그는 중년에 얻은 딸을 애지중지하고 있습니다.

TV프로그램 ‘굿 모닝 브리튼’ 진행자인 모건은 10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아기를 안고 가는 크레이그의 사진을 올리며 “오 007… 진짜 이러기야?! #아기띠 #남자답지못한제임스본드” 라는 글을 덧붙였습니다.

자식을 돌보는 아버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자답지 못하다’며 폄하한 모건에게 곧 네티즌들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당신 생각은 잘못됐어요. 아이를 보살피는 아버지보다 남자다운 남자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진짜 남자’는 자기 자식을 아끼는 남자다!”라며 반박했습니다.



아이가 있는 남성들은 “아이들은 너무 빨리 자라요. 매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아이 엄마는 40주 동안 아이를 품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빠인 내가 든든하게 받쳐줘야 합니다”라며 육아 중인 자기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스타 배우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도 비판에 동참했습니다. 에반스는 모건을 향해 “본인의 남성성에 확신이 없으니 다른 남성이 자식을 안고 가는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남자다움’을 측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남자들은 내면에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죠”라는 말을 남겨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에반스의 트윗은 12만 번 이상 공유됐고 65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지지를 표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조차 모건의 주장을 외면했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모건과 아침방송을 함께 진행하는 동료 방송인 수잔나 레이드(Susanna Reid)는 “아기띠 두른 남자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습니다. 모건, 당신이 문제예요”라고 일침을 남겼습니다.

이어지는 비판에도 모건은 “난 그저 아기띠를 싫어할 뿐이다. 트위터 사람들이 몰려다니며 누군가를 괴롭히길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그들이 실패할 것”이라며 한결 같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어 “내 말 한 마디가 ‘아기띠 게이트(Papoose gate)’가 되어 국제적 뉴스로 번졌다. 수많은 아기띠 애호가들이 날 향해 소리지르고 있지만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아기띠는 남자답지 못 하고 우스꽝스러운 도구”라고 못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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