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둥둥 떠다니는 강에 ‘풍덩’ 유튜버…왜 그랬을까

celsetta@donga.com2018-09-2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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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은 늘 새롭고 흥미로운 소재에 목말라 있습니다. 무난한 주제로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튜버 윌 다소비치(Wil Dasovich)도 심의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송 소재를 고심하던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필리핀 출신 미국인인 그는 최근 자신의 채널에 ‘파시그 강 장난’ 영상을 올렸습니다. 필리핀 루손 섬 중남부를 흐르는 파시그 강은 1990년대부터 급격히 오염되기 시작해 현재는 ‘쓰레기 강’으로도 불릴 정도로 수질이 악화되었습니다. 강물 위에는 생활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며 근처에 다가가면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대낮에 훤히 트인 강변에서 노상방뇨하는 남성도 있습니다.

윌 씨는 미국에서 온 친구 두 명을 데리고 파시그 강에서 수영하는 영상을 찍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놀랍게도 강가로 다가가자 현지 어린이들이 지저분한 강물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정말 냄새나네요. 놀랍게도 제 친구들은 이 끔찍한 강물 냄새나 탁한 물 같은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요. 그저 외국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즐겁나 봅니다.” 윌 씨의 말처럼 친구 두 명은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려 강물에 몸을 담그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한 눈에 보아도 지저분한 물에 기꺼이 들어간 그는 영상 말미에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했는지 밝혔습니다. 그는 필리핀이 겪고 있는 환경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다며 “말로써 정부를 비난하는 건 쉽지만 결국 환경 오염의 피해는 나와 여러분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저분한 강에 몸을 담그고,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 친구들까지 강물에 들어가게 한 윌 씨의 행동을 경솔하다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네티즌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140만 여 명이나 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윌 씨가 환경 문제를 지적한 것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윌 씨는 “우리가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라며 "하지만 저처럼 파시그 강에서 수영하지는 마세요"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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