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간 망하지 않은 고등어 초밥의 맛”

phoebe@donga.com2018-07-28 1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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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처=트위터
한국 자영업 음식점의 평균 수명은 3년 정도입니다. 지난해 기준 18만여 명이 새로 음식점을 열었지만 16만 명이 폐업했습니다. 특별한 노하우 없이 일자리가 없는 40, 50대가 쉽게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수백 년 된 가게가 많이 있습니다. 최근 일본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등어 초밥집의 젊은 사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조상이 물려준 변함없는 전통의 비법으로 단골 고객만 상대하면 되는 쉬운 장사는 아니었다는 게 주목할 만합니다.

1781년 일본 교토에서 창업해 약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등어 초밥집 ‘이즈우(いづう)’의 8대 사장 사사키 쇼고 씨는 “당신 가게는 똑같은 고등어 초밥만 만들면 되니까 편해서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출처 | ⓒGettyImagesBank 
그는 강물 위에서 우아하게 헤엄치는 물새처럼 물 밑에서 치열하게 물장구를 반복하며 강의 흐름에지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시대의 유행’이라는 강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230년 이어진 ‘전통’을 끊임없이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듣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혁신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즈우’의 초밥용 고등어는 일본 근해산, 쌀은 시가현산, 초밥에 두른 다시마는 홋카이도산입니다. 그러나 최근 어획량이 감소하고, 해녀 인력 부족으로 다시마 수급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재료 공급을 위해 날마다 마음을 졸이며 생산자와 도매상을 돌아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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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료는 바꾸지 않으면서 맛을 “최신”의 맛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사장은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 당시의 맛은 고등어가 지금보다 발효가 진행된 숙성된 맛이었습니다. 내륙지방에서 고등어 초밥은 3일부터 1주일 정도 걸쳐서 조금씩 먹는 보존식으로서의 측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과거보다 쌀에서 더 단맛이 느껴지도록 수정했습니다. 

가업으로 고등어 초밥 만드는 법을 ‘대충 배웠다’는 사사키 쇼고 사장. 그는 “이즈우의 중심이 되기 위한 수행은 결코 어려운 수업은 아니다. 가장 요구되는 것은 역대 사장들과의 대화”라고 말했습니다.

왜 이 시점에 식초를 넣는지, 왜 물고기를 하루 재우는지, 제조 공정 각각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던지고 자문자답을 벌이는 외로운 수업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 맛을 창조할 수 있었다는군요.



제조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원래 ‘이즈우’의 고등어 초밥은 축제나 경사에 선물로 받아 찻집에서 차와 함께 먹는 음식으로 사랑받아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토의 전통은 ‘가게에 처음 온 손님’은 거절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오던 손님만 상대하겠다는 것이죠. 또, 지방에서 온 사람은 찻집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워 기념품으로 사도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6대 사장은 처음 온 손님이건, 단골이건 누구나 점포 내에서 고등어 초밥을 먹을 수 있게 식당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당시로선 ‘혁명’입니다. 이는 ‘이즈우의 고등어 초밥을 먹고 싶다’라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고등어 초밥은 본래 막 완성해서 먹는 것보다 완성 후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숙성한 후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합니다. 다시마 국물이 스며들어 고등어도 초밥도 알맞아 굳어져 응축된 맛이 느껴지는 것이라는데요. 

 한번은 ‘이즈우’의 초밥을 좋아하는 손님에게 바로 먹은 초밥이 더 맛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합니다.

쇼고 사장은 ‘고객이 고등어 초밥 먹을 줄 모르네’라고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혹시 자신이 잘못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진위를 가리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강사로 초대 받은 요리 학교에서 행사를 했습니다. ‘막 완성한 고등어 초밥’과 ‘하루 숙성한 고등어 초밥’을 내놓고 시식회를 벌였죠. 그 결과 70%의 고객이 ‘하루 재운’ 초밥을 더 맛있다고 했습니다.”



출처=인스타그램 @yone.sgc
출처 : 인스타그램 @1994jeep
“그럼 앞서 손님이 느낀 맛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일부러 본점까지 오셨다는 점과 ‘막 완성’, ‘신선’이 최고라는 잘못된 가치관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험으로 그는 고등어 초밥을 먹는 방식을 더 잘 홍보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합니다.

“우리의 지향점은 효율만 따져 점포를 늘리거나, 세상을 놀라게 할 신상품 개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들에게 맛있는 고등어 초밥을 언제까지나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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