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규모 5.9 지진 찜찜한 이유…슬로우 슬립 활성기 접어든 징후?

ptk@donga.com2018-06-18 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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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최근 일본 지바현 앞바다에서 ‘슬로우 슬립’(slow slip) 현상이 관측됐다는 발표가 있은 후 인근 지역에서 크고작은 지진이 계속돼 슬로우 슬립 활성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슬로우 슬립은 지각판의 경계면에서 한쪽 판이 다른 판의 아래로 미끄러지듯 서서히 파고드는 현상이다.

앞서 지난 11일 일본 지진조사위원회, 방재과학기술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새 필리핀판과 만나는 지바현 앞바다 육지 쪽 판이 6~10cm 가량 움직였다.

당시 지진 조사위원회의 히라타 나오시 교수는 “앞으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진 활동에 계속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밝혔다.


이 후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2~16일 지바 인근에서는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4차례나 발생했다. 규모가 작은 지진까지 합하면 더 많다.

12일 오전 5시 9분께 지바현 동쪽 앞바다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고, 14일 오후 7시 4분께도 진도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16일 오전 11시 9분과 11시 22분에는 규모 4.5와 4.3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어 18일 오전 7시 58 분쯤 오사카 부 북부에서 최대 진도 5.9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6약은 서 있기 곤란하거나 창문 유리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오사카는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 “대지진의 전조증상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오사카에서 진도 6정도의 지진이 관측된 것은 1923년 지진 통계를 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사카는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1월 도후쿠대 연구팀이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동일본 지역 앞바다의 지각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해양쪽 태평양판이 육지쪽 유라시아판 밑으로 진동을 동반하지 않고 미끄러지는 슬로슬립 현상이 1년~6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가라앉는 영역에서 지난 30년 간 일어난 지진과 지각 변동 자료를 분석해 슬로슬립의 정체기와 활성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또 이 과정에서 슬로슬립의 활성기에는 정체기에 비해 규모 5이상의 큰 지진이 6.2배 빈도로 발생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슬로우 슬립 활성기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일본대지진(규모 9.0)의 경우 1년 전부터 진앙지에서 북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이와테현 북부 앞바다에서 슬로슬립이 활성기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산리쿠 앞바다 지진(규모 7.6)과 2003년 도카치 지진(규모 8.0)도 활성기에 발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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