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너무 많아” 강제 ‘모태솔로’ 된 중국-인도 남성들

celsetta@donga.com2018-04-25 14: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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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중국 광동 성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 리 웨이빈(Li Weibin·30)씨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 없습니다. 리 씨가 자란 산골 마을에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어른이 된 뒤 도시로 나와 건설 일을 시작한 뒤에도 주변에는 남자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그는 동료 남성 다섯 명과 함께 기숙사 방에 살고 있습니다.

리 씨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주변에 여자도 없고 멀리까지 여자를찾아 다니며 만날 정도의 재력도 없습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포근한 사랑을 꿈꾸는 리 씨가 30년 동안 ‘모태솔로’인 건 그가 가난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주변에 여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남아선호사상이 극심한 중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 간 태아 성감별을 통해 딸이면 낙태하고 아들이면 낳는 비정상적 행태가 암암리에 성행했고, 그 결과 남녀 성비가 심각할 정도로 무너졌습니다. 중국 남성 인구는 여성보다 3400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극단적 성비 불균형은 비자발적 독신 남성들을 대거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신부 수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습니다. 자국에서 짝을 찾기 어려운 남성들이 베트남 등 해외에서 돈을 주고 아내를 ‘사’온 뒤 이들을 착취하거나 학대하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습니다. 일부 알선업체는 “신부가 성경험 없는 처녀가 아닐 경우에는 ‘환불’해 주며 1년 안에 도망갈 경우에는 새로운 신부를 구해다 주겠다”는 황당한 조건을 내걸어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성비 불균형으로 남성들이 짝을 찾지 못하는 사태는 인도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도 역시 심각한 성차별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3700만 명 더 많습니다.

인도 사회과학자 프렘 차우드리(Prem Chowdhry)는 이런 성비 불균형이 ‘남성성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통적 가치가 많이 남아 있는 시골 지역일수록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야 비로소 ‘진짜 어른 남자’로 인정받는데, 신붓감 부족으로 짝을 찾지 못 한 남자들은 나이를 먹어도 인정받지 못 해 자신감이 떨어진 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30대 중반 인도 남성 수레쉬 쿠마르(Suresh Kumar)씨도 리 웨이빈 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 기준으로는 이미 한참 전에 결혼 적령기가 지났지만 쿠마르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적적함을 달래려 종종 로맨스 드라마를 본다는 그는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부양할 처자식도 없는데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일하느냐’고 말합니다. 그럴 때마다 웃어 넘기지만 속으로는 참담한 심정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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