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트고 머리에 고드름 얼어도 등교하는 아이...”귀여운데 안타까워”

celsetta@donga.com2018-01-11 15: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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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손이 다 트고 머리카락까지 꽁꽁 얼어도 매일 아침 꿋꿋이 학교에 가는 중국 어린이의 사연이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1월 8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 때문에 유명해진 이 어린이는 올해 8세인 왕 후망 군으로, 윈난 성 루뎬 현 주안샨바오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추위를 뚫고 학교에 오느라 머리카락이 다 얼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여유로워 보이는 소년의 사진은 인민망(人民網)에 소개되며 중국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왕 군은 매일 아침 집에서 학교까지 4.5km 거리를 걸어서 등교하며 바깥 날씨가 영하 9도일 때에도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왕 군과 누나를 할머니에게 맡겨 두고 도시로 일하러 갔지만 남매는 야무지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왕 군은 기말고사에서 99점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 하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밝고 장난 잘 치기로 유명한 ‘분위기 메이커’라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제공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교실 난방dl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왕 군과 학교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전역에서 관심과 기부금이 쇄도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왕 군의 의젓한 모습을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림 속 왕 군은 하얗게 얼어붙은 머리에 99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사진=youtube
하루아침에 성실과 근면의 아이콘이 된 왕 군에게는 ‘얼음꽃 소년(冰花男孩)’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언론 취재 요청도 빗발쳤습니다. 도시에서 일하던 아이 아버지가 취재진을 응대하기 위해 급히 집으로 돌아와야 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 왕 씨는 올해 28세로, 한 달에 3000위안(약 49만 원)을 벌고 있으며 전화는 매 주 하지만 집에는 네 달이나 다섯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오지 못 한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왕 군은 할머니를 도와 농사일을 합니다. 왕 군은 커서 경찰이 돼 나쁜 사람을 잡는 게 꿈이며, 제일 가 보고 싶은 곳은 베이징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 왕 군의 목표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돈을 벌어 아프신 할머니께 약을 사 드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덟 살 소년은 “학교 가는 길이 춥기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아요”라고 의젓하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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