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탔는데 조수석에 사람 있었다” 알고 보니…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빈 차’ 표시등이 켜져 있는 택시를 탔는데 조수석에 누군가 앉아 있다면 누구나 깜짝 놀랄 것입니다. 승객을 유인해 범죄를 저지르려는 강도범은 아닐까, 이대로 어딘가 납치되는 건 아닐까 불안할 수밖에 없겠지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린 네티즌 A씨도 이런 상황을 겪었습니다.

A씨는 “’빈 차’라고 불 들어와 있는 거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뒷좌석에 탔는데 앞을 보니 조수석에 사람이 있었다. 깜짝 놀라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는 사이 기사님이 ‘괜찮다. 내 가족이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택시기사의 아내였습니다. 택시기사는 치매 걸린 아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조수석에 태우고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로소 안심한 A씨의 눈에 앞좌석 뒤에 걸린 안내문이 들어왔습니다.

“앞 자리에 앉은 사람은 알츠하이머(치매)를 앓고 있는 제 아내입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택시 기사는 운전하면서도 계속 옆 자리 아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빨래 널고 나올 걸 그랬다. 당신이 널 수 있겠나”, “손주들 크리스마스 선물 뭐 주지”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아내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 하고 그저 어린 아이처럼 “싫어”, “할 줄 몰라”와 같은 말만 반복했지만 남편은 계속해서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A씨는 “택시 기사님과 그 아내분의 모습을 보니 아무리 밉고 웬수같아도 늙어서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남편밖에 없겠구나 싶고 괜히 생각이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애틋하면서도 훈훈한 사연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가족에 대해 다시 돌이켜 보게 된다”, “택시기사님 부부도 미운 정 고운 정 다 드셨겠지.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며 감동을 표현했습니다.